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12년 베트남 사업장을 방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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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소식에 재계는 물론 청와대와 정치권도 깊은 애도를 표하면서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이 위기상황마다 '신경영' '창조경영' '인재경영' 등 혁신의 리더십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등 활기차고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일군데 경의를 표했다.
25일 문재인 대통령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빈소에 조화를 보내고 대통령의 메시지를 유족들에게 직접 전달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논평을 통해 “이건희 회장은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은 재계 최고의 리더였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또 “남다른 집념과 혁신 정신으로 반도체 산업을 한국의 대표 먹거리 산업으로 이끌었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했다”면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국격을 크게 높였고 사회 곳곳의 어려운 이웃을 돌보며 상생의 정신을 몸소 실천하는 등 고인의 손길은 경제계에만 머물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자'는 고인의 혁신 정신은 우리 기업인의 가슴 속에 영원토록 남아 있을 것”이라면서 “고인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 경제가 처한 위기를 경제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총도 “경영계는 불굴의 도전 정신과 강한 리더십으로 우리나라 산업 발전을 견인했던 재계의 큰 별,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별세 소식에 존경심을 담아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경총은 삼성전자 40년사 발간사에 실렸던 “산업의 주권은 끊임없이 흘러간다. 도전을 멈춰서는 안 된다”는 고인의 발언을 언급하며 “생전에 기술 발전에 대한 열정이 높았던 이 회장은 흑백 TV를 만드는 아시아의 작은 기업 삼성을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선도하는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고 평가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을 진정한 동반자로 생각하며 애정을 베푼 이건희 삼성 회장님께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평소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한배를 탄 부부와 같다”는 고인의 발언을 회고하며 “고인은 1997년 경기도 용인에 중소기업 인재 양성을 위한 '중소기업인력개발원' 건립을 지원하며 중소기업중앙회와도 특별한 인연을 이어왔다”고 전했다.
한국무역협회는 “무역업계는 한국 경제계에 큰 획을 그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이 회장은 삼성을 세계 최고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우리나라가 무역강국이자 경제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또 “고인의 업적과 정신을 기려 무역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경제의 중심축으로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 회장은 파격의 혁신 경영을 통해 새로운 산업인 반도체와 모바일 등 첨단 분야에 도전함으로써 삼성을 글로벌 초우량기업으로 키워냈다”면서 “경제계는 고인의 도전과 혁신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애도했다.
정치권은 고인을 애도하면서도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셀트리온2공장을 방문,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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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신경영, 창조경영, 인재경영…. 고인은 고비마다 혁신의 리더십으로 변화를 이끄셨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은 가전, 반도체, 휴대폰 등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했다”면서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같은 고인의 말씀은 활기 있고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고인이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강화하고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등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불투명한 지배구조, 조세포탈, 정경유착 같은 그늘도 남겼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의 혁신적 리더십과 불굴의 도전 정신은 어느 시대, 어느 분야든 본받아야 마땅하다”면서 “삼성은 과거의 잘못된 고리를 끊고 새롭게 태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임원 출신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도 “1987년 회장 취임 후 자주 기흥 반도체 사업장에 오셔서 사원들을 격려해 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면서 “반도체 사업은 '양심산업'이라며 '국가의 명운이 여러분 손에 달렸다'라고 사원 한 명 한 명에게 소명 의식을 심어주셨다”고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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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도 애도를 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가족 빼고 모두 바꾸자'는 파격 메시지로 삼성을 세계 1등 기업으로 이끈 혁신의 리더, 이건희 회장이 별세하셨다”면서 “삼성과 함께 대한민국의 위상까지 세계 속에 우뚝 세운 이건희 회장의 기업사를 후대가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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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대한민국 경제의 큰 별 이 회장님의 영면을 기원한다”며 “볼모지 대한민국에서 기업가 정신으로 도전해 삼성이라는 글로벌 리더 기업을 우뚝 세워 내셨다”고 말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MBC 경제부 기자 시절 1980년대 말 어느 해 여름 제주도 전경련 세미나에서 한 시간가량 반도체의 미래에 대해 출입기자들과 강의 겸 긴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면서 “당시 대학생이던 이재용 부회장이 뒷자리에 함께 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박 장관은 “오늘 영화 '천칭'을 다시 떠올리면서 대한민국 반도체 신화를 이룬 이건희 회장님께 깊은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반도체 업계는 산업에 '스피드(속도)'라는 DNA를 심었다고 평가했다. 경쟁사를 앞서는 '퍼스트 무버'로서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해 글로벌 1위를 쟁취한 인물로 기억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아무도 섣불리 나서지 않을 때 사재를 털어 반도체 사업을 시작했다”면서 “삼성 계열사별로 업(業)의 개념을 정의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한 삼성전자 협력사 대표는 “우리나라 반도체 역사를 이끈 큰 별이 졌다”면서 “훗날 역사에 크게 기록될 것”이라고 고인을 회상했다. 또 다른 협력사 대표는 “고인은 미래를 예측해 다양한 투자를 했다”면서 “늘 위기인 것처럼 경영 체계를 유지한 것이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킨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SW) 업계도 고인을 애도했다.
이홍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은 “삼성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 덕분에 국내 SW 업계가 해외 진출할 때에도 직·간접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받았다”면서 “새로운 삼성 시대를 준비하면서 하드웨어뿐 아니라 미래 핵심 동력인 SW 분야에도 관심 갖고 지속 투자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동범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장은 “삼성은 반도체 신화를 통해 우리 산업이 빠른 추격자(패스트 팔로어)에서 선도자(퍼스트 무버)로의 성공적인 변화가 가능함을 증명했다”면서 “새로운 시대에는 정보보안 산업 역시 적극적인 투자 및 M&A 그리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또 하나의 초 일류 분야로 성장하는 계기를 맞이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6년간 투병 끝에 이날 오전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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