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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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시민사회와 학계는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켜 한국경제에 크게 기여했지만, 기업윤리면에서 아쉬운 면이 많다고 평가했다.
25일 박상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정책위원장은 "이 회장의 경영 스타일에서 돋보이는 점은 신산업에서 먹거리를 개척한 뛰어난 안목"이라며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나 프로세스 측면에서 경영혁신 능력도 갖췄다"고 평가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 회장의 대표적 공으로 삼성이 '라이벌 그룹' 현대와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고 재계 1위 자리를 굳힐 수 있었던 점을 꼽았다. 그는 연합뉴스에 "현대는 중후장대(重厚長大)형 산업을 했다면 삼성은 경박단소(輕薄短小)형 산업이 주였는데 현대가 삼성보다 앞서 삼성 쪽이 자격지심을 느끼곤 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대가 스스로 몰락한 측면도 있긴 하지만 결국 역전을 시켰다는 점에서 이 회장이 경영 수완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의 대표적인 과오로는 정경유착 및 편법승계 등의 부족한 기업윤리 정신이 언급됐다.
박 정책위원장은 이 회장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삼성자동차를 꼽으면서 "회사와 경제 전반에 상당한 손실을 끼쳤다"고 꼬집었다. 이어 "재계를 이끄는 리더로서 외부와 접촉면이 넓지 않았고 은둔 성향을 보였다"며 "우리나라 기업이 늘 지적받는 투명성·다양성의 부족 문제도 리더인 이 회장의 이러한 성향이 영향을 일부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정책위원장은 "재벌의 고질적인 문제인 승계 과정에서의 잡음 등 여러 가지 불법적인 일을 저질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다"면서 "재계 리더로서 모범을 보이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고 했다.
전 교수도 "이 회장은 공을 덮을 만큼의 과도 있다"고 밝혔다.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인권단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성명을 내고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명은 삼성의 이윤 뒤로 밀려났다"면서 "삼성의 어두운 역사는 이건희의 죽음과 함께 끝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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