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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홍남기처럼 제 발등 찍은 `부동산대책`, 24번째로 해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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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정부가 나날이 치솟는 전셋값을 진정시킬 '맞춤 처방'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일단 공공임대주택 물량을 늘리고 월세 공제액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지만 그 효과는 불확실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세난은 정부가 주택 공급을 줄이고 임대차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해 발생했다"며 "정부로서는 정책 실패를 인정할 수도 없고 효과적인 대책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25일 정부와 여당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는 최근 급등한 전세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대책을 협의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번주 중 '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월세 소득공제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전·월세 시장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69주째 상승하고, 전세난은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까지 확산돼 매매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관련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3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전세시장에 가장 좋은 대책은 공공임대주택을 아주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공공임대주택 공급 일정을 1~2년 앞당기거나 임대 공급 물량을 예정보다 늘리는 방안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기관을 활용해 매매 물량을 전세로 돌리거나 도심에 보유하던 다른 형태의 주택을 임대로 돌리는 방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세 소득공제를 확대해 서민층 부담을 경감해주는 간접 지원 방안도 거론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23일 국정감사에서 "세액공제 등을 통해 세입자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에 대해 재정당국과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세법은 연간 총급여 7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가 기준시가 3억원을 넘지 않는 주택에 거주하고 있을 때 750만원 한도에서 월세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액공제 대상을 넓혀주거나 한도를 높이는 등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준비 중인 대책이 전세시장 안정에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먼저 임대주택 수를 사전 준비 없이 갑자기 늘리기란 어렵다. 기존 주택을 매입해 공급하려 해도 적합한 주택을 찾고 소유권을 이전해 공급하기까지 최소 수개월이 소요된다. 따라서 임대 공급 확대 발표는 중장기적인 전셋값 안정에 도움이 되겠지만 당장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국민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월세 전환에 대한 국민 거부감은 월세 소득공제 확대에 큰 걸림돌이다. 실제로 이 같은 소식을 접한 30·40대들은 "전세 보증금은 모이는 돈이지만 월세는 철저히 사라지는 돈"이라며 "웬만하면 전세로 남고 싶다"고 말한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대책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정부가 추가로 꺼낼 카드가 거의 없어진다는 점이다. 가장 효과적인 전세시장 안정 대책 중 하나로 꼽히는 '등록임대 확대'는 아파트 등록임대를 폐지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정부가 두 손을 드는 모양새가 되기에 검토 대상도 될 수 없다. 이전 정부에서 단기 대책으로 인기를 모았던 '전세자금 대출 확대'도 현 정부가 '전세자금을 마련하기 쉬워지면 전셋값이 오른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고려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은 지금이라도 기존 임대차 정책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양도세 등을 완화해 시장에 전세 물건이 풀릴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계약갱신청구권을 받아들이는 집주인에게 혜택을 주는 방법도 단시일 내에 전세 매물이 늘어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동은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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