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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미술의 세계

이건희 회장의 미술 사랑…삼성미술관 리움 산파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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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삼성미술관 리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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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은 남다른 심미안으로 국보급 고미술부터 현대미술까지 폭넓은 작품들을 수집하고 예술가를 지원했다. 2004년에는 삼성그룹 창립자이자 선친 고(故) 이병철 회장의 성 '이(Lee)'와 미술관(Museum)을 의미하는 '움(um)'를 조합한 삼성미술관 리움 문을 열어 한국미술 1번지로 키웠다. 아내 홍라희 여사가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으로 재직할 때 이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다양한 미술품을 수집할 수 있었다.

세계 건축계를 대표하는 3대 거장인 마리오 보타, 장 누벨, 렘 쿨하스가 다양한 재료와 혁신적 기법으로 건립한 삼성미술관 리움은 "이 자체가 예술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문화재단은 국보 133호인 '고려청자동화연화문표주박모양주전자' 등 국보 12점과 보물557호인 '신라시대 금귀걸이' 등 보물 10점을 보유하고 있다.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도자기·불화·금속공예품·서예 등 고미술품에 변관식·이중섭·박수근 등 한국작가는 물론 마크 로스코, 매튜 바니 등 해외 작가 작품까지 골고루 수집하고 전시했다.

이 회장과 '비디오아트' 창시자인 백남준의 특별한 인연도 눈길을 끈다. 백남준은 1987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박명자 현대화랑 회장의 주선으로 이 회장을 만났다. 백남준이 평소에 매지 않는 넥타이 차림으로 나타나 "우리나라 경제 대통령을 만나는 자리라서 넥타이를 매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자 이 회장이 "그러면 우리 모두 넥타이를 풀자"고 제안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됐다. 이후 백남준은 그간 사용하던 일본산 소니TV 대신 삼성전자TV를 후원받아 쓰기 시작했다. 1985년 삼성전자TV를 사용한 작품 'TV뷰작'을 통해 한국산 TV로 만든 작품을 최초로 선보였으며,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제작한 그의 대표작 '다다익선'은 삼성전자가 후원한 1003대 TV로 만들어졌다. 탑 모양 '다다익선'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로비에 설치돼 있다.

이 회장은 2011년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열린 한국 추상화 거장 이우환의 대규모 회고전 산파 역할도 했다. 2010년부터 구겐하임 미술관에 아시아미술을 위한 예술펀드를 제공해 전문 큐레이터를 확보하게 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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