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이슈 대기업 경영권 승계

4050 총수 시대…재계 세대교체 빨라진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작년과 올해 재계 1,2세대 대거 별세

재계 1~4위 4050 젊은 총수로 재편

한화, GS 등도 3,4세대로 교체 가속화

헤럴드경제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1월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는 2019 기해년 신년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국내 재계는 명실상부 '4050 총수 시대'를 맞았다. 한국 경제의 산업화를 이끌었던 재계 1, 2세대가 역사 속으로 저물고 다음 세대로의 교체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 2세대 기업인들은 유독 작년과 올해 많이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4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병 악화로 세상을 떠났고, 지난해 12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구자경 LG그룹 명예 회장이 며칠 차이를 두고 별세했다.

올해 1월에는 롯데 창업주인 신격호 전 명예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나라의 재계 1세대 시대가 막을 내렸다.

이번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마저 세상을 떠나면서 머지 않아 국내 1위인 삼성그룹에서도 '3세 시대'가 공식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은 현재 이재용 부회장이 ‘부회장’ 직함을 달고 있지만 지난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동일인으로 지정받으며 이미 공식적인 총수 지위에 올라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3세인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최근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먼저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 이로써 국내 재계 1~4위인 삼성과 현대차, SK, LG의 총수 자리가 모두 40~50대로 채워진 상황이다.

1960년 12월생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9세로 가장 맏형이고, 이재용 부회장(1968년생)과 정의선 회장(1970년생)이 50대로 뒤를 잇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42세로 이들 중 최연소다.

아버지 세대와 달리 이들 2~3세는 서로 자주 왕래하며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달 초에도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만나 재계 현안을 논의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비공식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글로벌 산업계의 격전지가 된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4대 그룹 '젊은 총수'들은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지난 5월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데 이어 6월 구광모 회장, 7월 최태원 회장을 연달아 만나며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한 차세대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이처럼 산업 지형의 변화가 빨라지면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국내 기업 총수들의 협력은 더욱 긴밀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동시에 다른 기업들에서도 세대교체 작업이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한화그룹, GS그룹 등은 현재 2세대 체제이지만 동시에 3, 4세대 시대로의 변화에도 한창인 모습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지난해 12월 부사장에 오른 지 10개월 만에 사장으로 승진한 것이 대표적이다. 1983년 생인 김동관 사장은 친환경 에너지와 첨단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미래사업 발굴을 주도하며 3세 경영인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2세대인 아버지 김승연 회장이 내년 2월께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김동관 사장도 고속 승진하면서 3세 경영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에서는 장남 김동관 사장이 화학·방산 계열사들을,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금융 계열사들을 맡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GS그룹은 허창수 명예회장의 외아들인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4세 경영이 본격화했다. 2018년 말에는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부사장이 2017년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를 맡은 데 이어 이듬해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를 겸임하며 신사업을 이끌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명희 회장의 뒤를 이어 마트·호텔사업은 정용진 부회장, 백화점·면세점은 정유경 총괄사장이 각각 맡는 후계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외에 LS, 코오롱, CJ그룹도 3·4세대로의 세대교체 작업에 돌입했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사실상 재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면서 디지털 전환이나 친환경 경영을 이끌 세대교체 바람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oze@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