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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이건희 재산 10조 상속세’에, 삼성전자 주주환원정책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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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9일 3분기 확정 실적 발표 때 3년만의 새 주주환원정책 발표 관측
상속세 재원 위해 배당성향 강화 예상되지만 주가부양 되레 세 부담 키워

지난 25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3세 경영인의
상속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 계열사 지분 가치가 18조원을 넘어서, 상속세만 10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는 탓이다. 이에 따라 삼성 주요 계열사 배당성향 강화가 예상된다. 마침 그룹의 기틀인 삼성전자는 새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할 때이기도 하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9일 3분기 실적발표와 컨퍼런스콜을 통해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2017년 10월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향후 3년간의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3년이 지난 만큼, 올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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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회장이 2011년 7월 ‘선진제품 비교전시회’에서 권오현(오른쪽 첫번째) 삼성전자 상임고문으로부터 반도체 사업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은 이재용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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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당시 삼성전자는 3년간 미래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해 매년 9조6000억원가량을 배당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위한 자금은 주주환원 재원에서 제외한 뒤, 잔여재원이 발생하면 추가 현금배당을 하거나 자사주매입·소각에 나서겠다고 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3분기 실적 발표 시점에 잔여 재원에 대한 주주환원 정책과 향후 3년에 대한 정책까지 소통할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 반도체 2차 빅 사이클 시작 전에 발표한다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실적 발표와 새 주주환원정책 발표를 앞두고 이 회장이 별세하며 상황은 미묘해졌다. 승계·상속 구도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새 주주환원정책이 만들어낼 변수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우선 이건희 회장의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계열사 전반의 배당 성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상속세 재원을 배당금으로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 회장 지분이 가족들에게 어떤 비중으로 상속될지가 삼성그룹 지배구조에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충분하지 않지만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배당 확대 정책을 예상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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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4시 54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로 이동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주식은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주(0.08%), 삼성SDS 9701주(0.01%), 삼성물산 542만5733주(2.88%),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등이다. 현재 가치는 18조2000억원가량으로, 상속세만 10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룹을 이끌게 될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SDS 711만6555주(9.2%), 삼성물산 3267만4500주(17.33%), 삼성화재 4202만150주(0.7%), 삼성엔지니어링 302만4038주(1.54%), 삼성전자 4만4000주(0.09%), 삼성생명 12만주(0.06%) 등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SDS와 삼성물산을 비롯, 이 부회장이 지분을 지닌 계열사는 배당 성향 강화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유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결정될지 예상하기 어렵지만, 좀 더 확대되는 방향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삼성전자 주가에는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이 적다는 점이 변수다. 대규모 주주환원정책 발표로 주가가 상승한다면 상속해야할 이 회장 재산 규모도 늘어난다. 상속세의 주식 평가액은 사망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 종가 평균을 기준으로 하는 탓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이 회장 주식 평가가 끝나는 시점까진 주가 부양을 위한 움직임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과 주식 교환 등 가능성도 있는 만큼 변수가 많다"고 했다.

윤민혁 기자(beheren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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