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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D-8] 시카고 `공포지수`로 본 트럼프-바이든 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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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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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당선돼도 4년 전과 같은 증시 대혼란은 없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가 4년 전 대선과 다른 패턴을 보여 눈길을 끈다.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후보 간 구도에서 미국 금융시장은 대선 막판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보여주는 여론조사가 터져나오자 요동쳤다. 당시 시카고 변동성 지수는 유럽연합(EU) 탈퇴를 확정한 영국 국민투표 때(2016년 6월 23일)만큼 치솟았다.

반면 올해 대선 막바지 국면에서는 조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 간 지지율 격차가 줄고 있기는 바이든 후보의 신승을 예상하는 시장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역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더라도 이미 노출된 변동성 재료로, 미국 증시가 또다시 4년 전과 같은 '트럼프 탠트럼(발작)'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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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는 뉴욕증시 대표 주가 지수인 '대형주 중심' S&P 500지수에 기초한 옵션 가격을 토대로 앞으로 30일 간 변동성에 대한 시장 기대를 수치화한 것이다.

예컨대 미국 내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한 3월 중순 VIX는 82.69로 치솟아 2008년 11월 금융위기 때 기록(80.74)을 추월했다. 주식투자자들의 뇌리에 생생하게 각인돼 있듯이 당시 뉴욕증시는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대혼란 양상이었다.

4년 전 미국 대선일(11월 8일)을 앞두고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연출됐다. 변동성 지수는 선거 이틀 전 갑자기 22.51까지 뛰어오르며 대선 결과가 초래할 불확실성에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클린턴 후보에 계속 뒤처지던 트럼프 후보가 경합주에서 클린턴 후보에 이기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여론조사 결과 등이 공개되면서다. 특히 10월 마지막 날 VIX는 전 거래일보다 8.79 오른 18.56을 기록했는데 이는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외환시장에서도 비슷한 배경으로 멕시코 페소화 가치가 2% 이상 떨어졌다. 멕시코를 상대로 불법이민 차단을 위해 거대한 국경 장벽을 만들겠다는 트럼프 공약이 '빌공(空)자 공약'이 아닌 실제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염려가 작용한 결과였다.

반면 대선이 열흘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포지수는 4년 전과 대조를 이루는 우하향 흐름이다. 물론 대선 막판까지 추세를 지켜봐야 하지만 일단 지난 금요일(23일) VIX는 27.55로 마감해 경기부양책 관련 불확실성이 커졌던 주초(29.35까지 상승)보다 안정화했다.

VIX 선물 흐름도 선거일 후 미국 경제에 블랙스완(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실제 발생 시 엄청난 충격을 가져오는 사건)급의 변동성을 추정할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 현물보다 11월물(18일 만기·29.05)이 더 높지만 12월물(16일 만기·28.90)부터 다시 낮아지는 흐름이다.

이에 대해 전균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 애널리스트는 "VIX 선물 시장은 시점이 멀어질수록 불확실성이 누적돼 커지는 콘탱고(근월물보다 원월물 가격이 높은 상황) 시장"이라며 "12월물이 11월물보다 낮게 형성됐다는 것은 선거일 후 시장이 신(新)정부의 부양정책과 이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또 최근 VIX 흐름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데 대해서는 "대선을 둘러싸고 이미 다양한 변동성 재료들이 노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선거 직전 변동성을 갑자기 높일 가능성이 있는 재료에 대해 전균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합주(스윙 스테이트)들에서 바이든 후보를 상대로 지지율 대역전을 이루는 여론조사 데이터라고 지목했다.

이와 관련해 CBS뉴스는 25일(현지시간)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주에서 트럼프 대통령(48%)이 바이든 후보(50%)와 지지율 격차를 2%P까지 줄인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해 주목받고 있다. 조지아주에서는 각각 49%로 동률을 이뤘다.

바이든 후보는 이번주 화요일 조지아주로 이동해 선거 전 마지막 표몰이에 나선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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