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지난 8월 이후 코스피 2300을 안팎으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다음달 4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시장 흐름이 변화할 수 있어 투자자들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일 대비 0.7% 하락해 2343.91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달 15일 2443.58을 기록하면서 연고점을 기록한 뒤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달러 대비 원화값은 장중 1120원을 기록하면서 1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시는 약보합세를 기록했지만, 원화값은 꾸준히 오르는 현상이 최근 들어 반복되고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투자자의 행태처럼 선거 이전 관망세가 극심해질 경우 선거 후 안도 국면에서는 빠르게 포지션을 구축할 공산이 크다"면서 "달러 공급이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인 만큼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유동성 여건은 재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한국 증시가 '박스피'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미국 대선을 전후해 증시는 주로 10월 상승한 뒤 11월 정점을 통과하고 12월 들어 빠르게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사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한국 기업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출 기업들은 원화값이 올라 수익성이 하락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외국인 투자가 유입되면서 수급 여건은 개선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원화값 강세로 기업들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서 연구원은 "원화값 상승과 함께 외국인 매수세가 강화되고 있다"면서 "외국인이 선호하는 대형 정보기술(IT) 업종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증시를 이끌었던 개인투자자들이 대주주 양도소득세 납부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연말 매도세에 나서는 것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투자자는 월평균 4578억원 순매도, 12월에는 4조8230억원을 순매도했다. 원화값 상승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과 개인투자자 매도세가 어떤 강도로 이뤄지는지에 따라 연말 증시가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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