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0 (금)

이슈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1등정신·도전·미래…이건희 유산, 2030을 깨우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선견지명·통찰·추진력 재조명

젊은층 李회장 재평가 목소리

“스스로의 모습 반성 발전 계기”

“삼성 없었다면…” 업적 되새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타계 이후 정·재계와 학계, 시민사회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20·30대 등 젊은층에서 이 회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청년들은 이 회장이 33년간 이끈 삼성그룹이 이룬 업적은 물론, 그의 선견지명과 통찰력, 이를 과감히 실행에 옮긴 추진력 등 리더십과 유산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조명하고 있다. ▶관련기사 3·4·5면

27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5일 별세한 이 회장에 대해 청년 세대들은 “시대를 앞서가신 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32) 씨는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1위를 만드셨던 분이고, ‘신경영선언’부터 기업 문화도 시대를 앞서가신 분”이라며 “기업인으로서 존경했던 분이 떠나셨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에 거주하는 직장인 홍모(25) 씨는 “이 회장이 별세한 날 그의 ‘반도체인의 신조’를 다이어리에 필사했다”며 “일류 기업을 만드는 데 그의 추진력이 큰 작용을 했다고 생각한다. 최근 느슨하게 살아온 모습을 반성하면서 스스로 발전하려는 계기를 다졌다”고 말했다.

아주대 전자공학과 4학년인 김모(26)씨도 “예전엔 전자공학과보다 기계공학과가 더 인기가 많았었는데, 반도체가 뜨면서 전자공학과로 (사람들이)몰리고, 전자공학과도 세부 학과로 나뉘고 대학 경쟁률도 높아졌다고 들었다”며 “선견지명을 통해 양이 아닌 품질을 따지니 결과적으로 ‘리콜’ 등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자리 잡은 것 같다. 결국 ‘애니콜 화형식’ 등을 시발점으로 해서 모든 기업이 품질 관리에 뛰어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해외에서 이 회장의 삼성이 준 개인적 경험으로 고인을 추억하는 청년들도 있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안모(34) 씨는 “유학생 시절, 삼성 휴대폰은 현지인들과 친해질 수 있는 좋은 매개체였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해준 분이다”고 말했다.

대학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상에서도 고인의 업적을 되새기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의 한 이용자는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보다 더 말도 안 되는 기적이 그 엄청났던 (일본의) 소니를 삼성이 이긴 거였다. 그 기적은 이건희였기에 가능했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이용자도 “초등학생 때에는 ‘삼성 회장이네, 대단하다’ 정도로만 생각했다”면서 “대학에 들어오고 성인이 되고 균형 잡힌 생각을 가지려고 노력하게 되면서 이건희를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세운 이건희는 분명 한국 현대사의 거목”이라고 적었다.

이용자들은 댓글을 통해서도 ‘삼성마저 없었으면 일본에 이기는 게 하나라도 있었으려나’, ‘삼성이 없었다면?이란 질문만 던져봐도 알 수 있다’, ‘일화를 들으면 들을수록 대단한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등의 목소리를 이어 갔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청년 세대들이 정치적 쟁점에서 벗어나 ‘인간 이건희’를 또렷이 보게 된 것”이라며 “1등 정신, 혁신, 미래를 중시한 이 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청년 세대들이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2030 청년세대들은 이건희 회장의 ‘비전’, 반도체라고 하는 미래의 산업을 내다 본 통찰력과, 반도체 ‘1등을 만든 성과’를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 같다”며 “1등 정신 자체도 있겠지만, 1등을 만든 결과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상현·주소현·신주희 기자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