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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청렴하지도 않고 편향적" 첫 여성 선관위원장 노리는 노정희에 野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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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 보고서는 여야 합의로 채택

“무능하다고 볼 수밖에 없고, 청렴성 면에서도 의문 부호가 찍히는데 어떻게 중앙선거관리위원에 내정됐는지 모르겠다.”(김용판 국민의힘 의원)

“대한민국 대법관까지 되신 분이 돈에 연연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일보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가 2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한 노 후보자는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법원도서관장 등을 거쳐 2018년 대법관이 됐다. 당시에도 대법관 후보자로 인사청문회 치렀으며, 당시엔 자녀들의 위장 전입과 관련해 비판을 받았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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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인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7일 열렸다. 야당은 칼을, 여당은 방패를 빼 들었다. 국민의힘은 노 후보자가 진보 성향인 우리법연구회에서 활동한 전력 등을 들며 임명에 반대해 왔다. 이날도 정치적 편향성 등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지만, 결국 여야 합의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이에 따라 노 후보자는 사상 첫 여성 중앙선관위원장이 될 것이 확실시된다. 통상 대법관인 선관위원을 중앙선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게 관례다.

야당은 청문회 막판까지 노 후보자가 얻은 부동산 시세차익과 재산, 과거 판결, 정치 성향 등에 대해 강하게 의혹을 제기했다. 한의사인 노 후보자의 배우자는 요양병원 운영을 위해 2017년 3월 경기도 청평의 건물과 대지를 12억6000만원에 매입했다 지난 4월 22억원에 되팔아 3년여 만에 9억여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은 “배우자가 당초 임대로 들어갔던 건물을 소송까지 제기해 매입했는데, 시설비로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3년 만에 매각해 병원을 이전한 게 상식에 맞지 않는다. 전형적인 부동산 투기”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용판 의원도 “흔히 말하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를 해 9억원의 차익을 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자는 “당초 건물을 임차할 때 건물 수리 등이 대규모로 필요했는데 (임대인이) 이행해주지 않아 별수 없이 매수했다가 소음 문제로 조용한 곳으로 옮기고 매각했다”며 “단순 비교하면 (차액이) 9억여원이지만 수리 비용과 설비 자금이 많이 들어 거액을 얻은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해명을 들은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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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는 지난 5월 28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사전투표 및 개표 공개 시연을 진행했다.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열린 노정희 중앙선관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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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판결도 도마 위에 올랐다. 노 후보자가 주심이었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7월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자기가 먼저 허위사실을 얘기했는데 질문에 대비한 선제적 답변이라고 봤다”며 “이런 식이면 모든 게 선제적 답변이고, 허위사실 공표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지사를 봐주기 위해 이런 (논리를) 구성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자는 “합동토론회 사후에 사법기관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다수 의견이었고, 표현의 자유나 선거운동의 자유를 보다 넓게 보장하자는 취지”라며 “판결이 누군가에게는 유리하거나 불리할 수 있지만, 대법원이 그것을 고려해 판결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야당은 노 후보자의 정치 성향을 문제 삼으며 중앙선관위의 중립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김용판 의원은 “후보자가 우리법연구회 출신이고, 문재인 정부 입맛에 맞는 판결을 해와서 중앙선관위원에 내정된 것”이라고 했고, 박완수 의원도 “앞서 청문회를 한 조성대 후보자와 노 후보자 등이 모두 임명되면 중앙선관위원 9명 중 7명이 진보성향이 되는데, 중앙선관위가 공정한 선거관리를 할 수 있을지 국민의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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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가 27일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노 후보자는 청문회를 통과하면 사상 첫 여성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는 모두 발언을 통해 "오랜 기간 법관으로서 지녀왔던 신념의 자세,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선거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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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노 후보자는 “제가 '모든 분야에서 진보적이다'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지도 않다”며 "중립과 공정의 자세를 엄중히 견지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노 후보자가 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 내용 중 63개가 앞서 청문회를 치른 조성대 선관위원 후보자의 답변을 똑같이 '복붙(복사해 붙여넣기)'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의 문제 제기에 대해 노 후보자는 "매우 짧은 시간에 많은 서면 질의가 와서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답변을 작성) 했다"며 "최종적으로 저의 소신이나 평소 생각에 부합하는지 모두 읽어보고 검토해 답변을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앞으로 밑에서 해오는 걸 그대로 통과시키지 말고 제대로 해달라"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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