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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투표자 절반이 이미 표 던졌다…美 사전투표 '과열', 누구에게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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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8일 앞두고 6300만 명 사전투표

4년 전 트럼프 승리, 지금 접전인 곳 '과열'

투표자 순증? 시간 분산? 유불리 예단 불가

"사전투표자 60% 바이든, 37% 트럼프 지지"

18~29세, 흑인 사전투표 5~10배 증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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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섰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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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유례없는 대통령 선거 열기가 미국을 휩쓸고 있다. 대선을 8일 앞둔 시점에 이미 2016년 대선 총투표자(1억3900만 명)의 절반에 가까운 6300만 명이 사전투표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선거일에 사람이 몰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조기 투표소에 나오거나 우편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가 늘어서다.

하지만 이 같은 조기 투표 열풍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중 누구에게 더 유리할지 판단하기 이르다는 전망이 나온다.

마이클 맥도널드 플로리다대 교수가 운영하는 ‘미국 선거 프로젝트’ 사이트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유권자는 6300만 명을 넘었다. 4년 전 전체 사전투표자(4700만 명)를 훌쩍 뛰어넘었을 뿐 아니라 당시 총투표자(1억3900만 명)의 절반에 가까운 45%가 이미 표를 던졌다.

이런 추세라면 11월 3일 선거일 전까지 사전투표자가 9000만~1억명에 이를 수 있다고 NBC뉴스는 전망했다. 4년 전의 두 배가 되는 셈이다. 사전투표는 선거일 이전에 지정된 투표소에서 표를 행사하는 사전 현장투표와 투표용지를 우편으로 보내는 우편투표를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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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한 유권자가 차에 탄채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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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사전투표는 텍사스에서 나왔다. 이날까지 740만 명이 사전투표해 4년 전 행사된 총투표(900만)의 82%에 이르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사전 투표 열기가 높은 지역 특징으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했지만, 지금은 바이든 후보와 접전을 벌이는 곳을 꼽았다.

텍사스가 대표적이다. 트럼프는 4년 전 텍사스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9%포인트 차이로 눌렀지만, 최근 여론조사 평균에서 바이든을 오차범위인 1.2%포인트(파이브서티에잇 조사)로 앞서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플로리다도 4년 전 트럼프가 이겼으나 지금은 바이든과 지지율 격차가 근소하다. 이 세 곳도 4년 전 총투표자 대비 올해 사전투표자 비중이 높은 '사전투표 과열' 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사전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는 320만 명으로 4년 전 총투표자(480만 명)의 66%에 이른다. 당시 트럼프가 클린턴을 3.6%포인트 차이로 눌렀는데, 지금은 바이든이 2.5%포인트 앞서고 있다.

조지아주도 4년 전 총투표자(420만 명) 대비 올해 사전투표자(280만 명) 비율이 66%다. 4년 전 트럼프가 5.1%포인트 차이로 이겼지만, 지금은 바이든이 0.4%포인트 우세하다.

플로리다는 사전투표 참여자가 600만 명으로 4년 전 총투표자(960만 명)의 62.5% 수준이다. 트럼프가 클린턴을 1.2%포인트 차이로 이겼고, 지금은 바이든에게 2.3%포인트 차이로 뒤지고 있다.

바이든이 뒤집을 수도 있다고 예상되는 주의 유권자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시간(사전투표 비율 32%), 위스콘신(43%), 펜실베이니아(자료 없음) 등 중북부 경합주의 경우 과열 양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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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미국 조지아주에서 유권자 수백명이 사전 투표를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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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열기가 곧바로 투표율 제고로 이어질지에 대해 전문가 의견이 엇갈린다. 플로리다대 맥도널드 교수는 공영방송 NPR 인터뷰에서 “올해 대선에서 1억5000만 명이 투표해 투표율을 65%로 예측했는데, 지나치게 낮은 추정치라는 확신이 점점 든다”면서 “이번 주말께 투표율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55% 안팎에 머물던 대선 투표율이 10%포인트 뛰면 1908년 이후 최고치를 찍게 된다. 미 대선 투표율은 2012년 54.9%, 2016년 55.5%였다.

반면 선거일에 투표하던 사람들이 분산된 것일 뿐 투표자가 실제 많이 늘어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모 에레이티 조지타운대 정치ㆍ행정연구소장은 폭스뉴스에서 “사전투표 대열에는 과거 투표 불참 계층이나 신규 투표자도 있겠지만, 팬데믹만 아니었다면 11월 3일 투표했을 사람이 미리 나온 경우도 섞여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투표 참여자가 많아 투표율이 획기적으로 오를 경우는 선거 결과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겠지만, 현장 투표까지 모두 합쳤을 때 투표율 변화가 크지 않으면 사전투표 증가는 찻잔 속 태풍에 머물 수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올해 우편투표를 처음 허용하거나 대폭 확대한 주가 많아 사전투표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도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우편투표를 허용한 뉴햄프셔에서는 올해 사전투표자(13만6100명)가 4년 전(2만5800명)의 5배가 넘었다.

이에 따라 사전투표 열기가 어느 당에 더 유리하다고 단언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누가 사전투표를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어서다.

통상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이 사전투표를, 공화당 지지층이 현장투표를 선호하는 공식이 이번에도 대체로 맞아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정도다.

미 CBS방송이 유거브와 20~23일 플로리다ㆍ노스캐롤라이나ㆍ조지아 3개 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해 2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플로리다에서 사전투표했다고 응답한 사람의 61%는 바이든을, 37%는 트럼프를 지지했다.

노스캐롤라이나도 사전투표자의 61%가 바이든을 지지한다고 밝혀 트럼프(36%)보다 높았다. 조지아는 바이든 55%, 트럼프 43% 지지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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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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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의 또 다른 특징은 18~29세 유권자 참여가 높다는 점이다. 터프츠대 집계에 따르면 미시간,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등 격전지에서 젊은 유권자의 사전투표율이 치솟았다.

플로리다에서는 젊은 유권자 25만7000명이 사전투표해 4년 전 4만4000명의 5배를 넘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4년 전 젊은층 사전투표가 2만5000명에서 올해 20만4000명으로 8배 늘었다. 미시간은 같은 기간 7500명에서 14만5000명으로 19배, 조지아는 3만2000명에서 17만명으로 5배 넘게 증가했다.

NPR은 올해 대선에서 전체 유권자의 37%를 차지하는 밀레니얼과 Z세대가 정치적 힘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 분포에서 베이비부머(21.8%)와 그 이전 세대(7.6%)를 합친 비중보다 많은, 최대 집단이다.

흑인 사전투표도 2016년 대선 때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이뤄지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지난 20일 기준으로 조지아주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한 흑인은 60만명으로 4년 전 29만 명의 배를 넘었다. 메릴랜드주는 4년 전 1만8000명에서 올해 19만 명으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캘리포니아는 11만 명에서 30만 명으로 늘었다.

흑인 투표율은 꾸준히 상승해 2012년 66.2%까지 올랐지만 4년 전 대선에서 59.6%까지 하락했다. 당시 대선에서 저학력 백인 지지자들이 트럼프를 중심으로 결집했지만,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흑인들은 투표에 불참한 것이 민주당 패인으로 평가받았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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