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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담당 검사도 “문제없다”는데… 추미애, 윤석열 총장 겨냥 또 감찰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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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018년 10월 한국전파진흥원의 옵티머스 관련 수사 의뢰를 서울중앙지검이 무혐의 처분했던 것을 두고 “(당시 지검장이었던 윤석열 검찰총장 등이) 이른바 ‘봐주기’ 수사를 한 것이 아닌지 여부를 확인하라”며 27일 감찰을 지시했다. 전날 국감에서 이 사안과 관련해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을 시사하면서, 그 결과에 따라 윤 총장 해임 건의를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었다.

조선일보

추미애, 윤석열


앞서 윤 총장은 지난 22일 대검 국감에서 “이 사건은 부장검사 전결(專決·기관장으로부터 권한 위임받아 대신 결재) 사안이라 보고받은 바 없다”고 했고, 당시 수사팀장도 26일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도 추 장관이 윤 총장을 겨냥한 감찰을 또 지시한 것을 두고 검찰 안팎에선 “여권 인사들의 로비 의혹이 담긴 ‘옵티머스 리스트’를 확보하고도 수사를 뭉갠 이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라며 “물타기를 넘어 정권 수사를 지휘하는 윤 총장에 대한 노골적 퇴진 압박”이란 반응이 나왔다.

추 장관은 이날 법무부를 통해 “(2018년) 옵티머스 초기 사건 수사 과정에서 계좌 추적 등 기초적인 조사조차 거치지 않고 ‘전원 혐의 없음’으로 처분했다”며 “대검 감찰부와 합동으로 감찰을 진행하라”고 발표했다. 이어 “사건을 처리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가 검찰총장 청문회에 관여하고 이후 대검의 핵심 보직으로 이동했다”며 “(무혐의 처분 결정 등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인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보고됐는지 여부도 확인하라”고 했다.

전파진흥원은 2017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680억원을 옵티머스에 투자했다. 과기부는 2018년 4월 감사에 착수해 그해 10월 해당 사안을 당시 윤석열 총장이 지검장으로 있던 서울중앙지검에 수사 의뢰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는 2019년 5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를 놓고 추 장관과 여당 의원들은 윤 총장이 보고를 받고도 덮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추 장관이 27일 감찰 대상으로 지목한 대상은 계좌 추적 미실시 등 부실 수사 여부, 담당 부장검사의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보고 유무, 결재 규정 위반 여부 등이다.

이에 대해 중앙지검 형사7부장으로 당시 이 사건 책임자였던 김유철 원주지청장은 26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옵티머스 사건 설명자료’를 올려 추 장관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지청장은 “수사 의뢰를 한 전파진흥원 관계자들은 ‘전파진흥원은 자금을 회수해 피해가 없고, 금감원의 두 차례 조사에서도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 의뢰는 예정에 없었는데도 옵티머스 전(前) 사주(이혁진)가 과기부에 민원을 제기해 과기부의 지시에 따라 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청부 수사 의뢰’가 의심되는 대목이었다.

그는 이어 “전파진흥원은 ‘수사 의뢰서에 기재된 혐의 내용은 정확히 모른다’고 했고 혐의를 뒷받침하는 추가 증거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며 무혐의 처분 이유를 밝혔다. 김 지청장은 “수사 의뢰인의 진술이 불분명하며 증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계좌 추적 등 압수 영장의 발부 가능성은 희박했다”고 했다. 또 이 사건을 부장검사 전결로 본인이 처리한 것에 대해선 “이 사건은 3개월 만에 처리된 사건이기에 (6개월 이내 사건은 부장 전결로 한다는) 전결 규정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사건을 당시 검사장(윤 총장)이나 1차장검사에게 보고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법조계에선 “추 장관이 ‘윤 총장 찍어내기’를 위해 감찰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 장관은 지난 16일 ‘라임 비리’ 사건 주범(主犯)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야권 및 검사 로비 의혹을 제기하자 당일 법무부의 직접 감찰을 지시했고, 윤 총장이 국감장에 섰던 지난 22일엔 윤 총장이 ‘검사 비위 의혹’을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도 감찰하라고 했다. 최근 10여 일 동안 3번에 걸쳐 윤 총장을 겨냥한 감찰을 지시하고, 이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현직 부장검사는 “(추 장관이) 감찰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도록 하는 법무부 감찰 규정을 어기고 있다”며 “정권 수사가 진행되던 올 초 ‘피의사실 공표’를 금지한다는 취지로 공소장 공개 금지 등을 추진한 것과도 모순되는 것”이라고 했다.

추 장관이 ‘비리 게이트’로 번지는 옵티머스 사건의 방향을 호도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옵티머스 환매 중단 사태가 난 올 6월 당시 윤 총장은 이번 사건을 합수단 폐지 이후 남아 있던 서울남부지검 금융사건 부서에 배당하려 했지만, 친정권 성향의 이성윤 지검장이 수사를 자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은 이 사건을 특별수사를 전담하는 반부패수사2부가 아닌 조사1부에 배당했다. 수사팀은 청와대·여권 인사 등 20여 명의 실명이 나오는 자료와 관련 진술들을 확보하고도 로비 의혹 수사를 수개월간 뭉갰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또 수사팀은 옵티머스 윤모 이사의 아내인 이모 전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 청와대 재직 중에 옵티머스 지분 9.8%를 차명으로 전환해 갖고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사법 처리하지 않았다. 윤 총장은 이런 내용들을 이 지검장으로부터 보고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옵티머스 사태와 직결되는 여권 로비 의혹에 대한 뭉개기 수사가 되레 감찰 대상”이라고 했다.

[이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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