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권 기자, 미국 대선이 이제 정확히 일주일 남았는데요, 둘 중에 누가 되는 것이 우리나라한테 유리할지 경제 분야에 한정해서 한번 따져본다면 어떨까요?
<기자>
네, 정말 경제 분야에서도 여러 가지 영향에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경제에 있어서는 역시 무역에 대해서 미국 대통령이 어떤 태도를 갖느냐가 제일 중요하겠죠.
지금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니까 지난 4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정부가 유지해온 무역정책을 생각해보면 역시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중국과의 무역 갈등이었습니다.
그리고 누가 미국 대통령이 새로 되든지 간에 미국과 중국의 이 무역 갈등은 어느 정도 계속될 것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훨씬 갈등을 격하게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그럼 경제 분야에 한해서는 바이든 후보가 되는 것이 우리한테 좋은 것일까요?
글쎄요. 어느 쪽이 좋다, 나쁘다를 한마디로 이야기하기는 정말 힘들고요, 미국과 중국이 격하게 대립한다고 할 때 우리 입장에서는 장단점이 둘 다 있는데요.
장점과 단점 중에 어느 쪽이 더 장기적으로 크게 부각될지는 좀 더 봐야 안다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제일 정확한 이야기입니다.
우리 경제는 중국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습니다. 중국 돈의 가치가 오르면, 비싸지면 한국 돈도 같이 비싸집니다. 요새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죠, 떨어지면 같이 떨어집니다.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가장 큰 고객이기도 했습니다. 이 회사가 만드는 물건을 제일 많이 사갔고요, 중국인들이 제일 많이 우리에게 와서 돈을 썼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가장 큰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기도 합니다. 세계를 고객으로 놓고 봤을 때, 우리나라랑 중국은 같이 입찰에 들어가는 두 업체 같은 상황이 될 때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대표 통신 기업 화웨이를 보면 이 복잡한 상황이 그대로 녹아 있는데요, 화웨이는 한국 반도체를 1년에 몇 조 원어치씩 사가던 회사였습니다.
그런데 화웨이는 통신장비나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한국 업체들의 큰 경쟁자이기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 통신장비를 아예 퇴출시키려고 하니까 화웨이 제품보다 비싸서 가격 경쟁에서는 불리했던 삼성전자의 통신장비가 미국을 비롯한 세계에서 기회가 확 커졌습니다.
미중 갈등으로 중국 기업들의 발전 속도가 좀 늦춰진다면 우리로서는 시간을 버는 셈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중국은 우리의 1번 고객이다 보니까 우리를 힘들게 할 때도 많았죠. 사드 사태 이후의 한한령이 대표적입니다.
우리가 맘에 안 들 때 국민들에게 관광 제한령 같은 것까지 내릴 수 있는 중국에게 우리 대신 미국이 "중국도 좀 더 개방하고 기존의 세계 무역의 질서를 따르라"고 종용하는 상황이 우리에게는 장기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똑같지는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에 했던 이야기 같기는 한데요, 그럼 트럼프 대통령이 되는 것이 유리하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인가요?
<기자>
그런데 미중 갈등이 너무 격해지면 우리에게도 타격이 큰 것은 사실입니다. 이미 작년에 경험했죠. 한국은 타이완과 더불어서 미중 무역 갈등의 충격을 세계에서 가장 크게 볼 나라로 꼽혔습니다.
코로나 이후의 회복기 이때 중국 경제가 원활해야 우리도 회복을 앞당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국이 얼마만큼 미국의 압박을 받는 게 우리 입장에서는 최적일까, 이것이 정말 지금으로서는 가늠하기 힘든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보호무역주의 성향은 우릴 향해서도 표출되리라는 것 역시 간과할 수 없습니다.
또 하나,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압박과 보호무역주의는 사실 미국 내에서 호응이 컸습니다.
그래서 바이든 후보가 미국 안의 일에 대해서는 나는 트럼프 대통령처럼 안 하겠다는 것이 많은데요, 무역과 통상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를 따라가려는 경향이 보입니다.
지난달 말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트럼프와 바이든 후보의 공약집을 분석해 보고 결론을 내리면서 바이든 후보의 통상과 무역 공약들이 "이것이 트럼프의 공약인가 착각이 들 정도"라고 표현했을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붙여놓은 우리 철강이나 자동차 같은 수출품에 대한 관세 같은 것을 바이든 대통령이라고 없애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요.
누가 되든 미국이 우리가 예전에 알던 것보다 한층 보호무역을 지향하고 중국과는 어떤 변수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 우리가 줄타기하는 것처럼 헤쳐나가야 할 상황이 지난 4년처럼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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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권 기자, 미국 대선이 이제 정확히 일주일 남았는데요, 둘 중에 누가 되는 것이 우리나라한테 유리할지 경제 분야에 한정해서 한번 따져본다면 어떨까요?
<기자>
네, 정말 경제 분야에서도 여러 가지 영향에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경제에 있어서는 역시 무역에 대해서 미국 대통령이 어떤 태도를 갖느냐가 제일 중요하겠죠.
지금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니까 지난 4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정부가 유지해온 무역정책을 생각해보면 역시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중국과의 무역 갈등이었습니다.
그리고 누가 미국 대통령이 새로 되든지 간에 미국과 중국의 이 무역 갈등은 어느 정도 계속될 것입니다.
그래도 아주 단순하게 구분한다면 중국이 지금 속으로 "저 사람만은 되지 마라" 고사를 지내고 있을 후보는 누굴까, 그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일 것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훨씬 갈등을 격하게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그럼 경제 분야에 한해서는 바이든 후보가 되는 것이 우리한테 좋은 것일까요?
<기자>
글쎄요. 어느 쪽이 좋다, 나쁘다를 한마디로 이야기하기는 정말 힘들고요, 미국과 중국이 격하게 대립한다고 할 때 우리 입장에서는 장단점이 둘 다 있는데요.
장점과 단점 중에 어느 쪽이 더 장기적으로 크게 부각될지는 좀 더 봐야 안다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제일 정확한 이야기입니다.
우리 경제는 중국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습니다. 중국 돈의 가치가 오르면, 비싸지면 한국 돈도 같이 비싸집니다. 요새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죠, 떨어지면 같이 떨어집니다.
그 정도로 좋든 싫든, 세계는 우리 경제를 중국 상황에 묶어서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가장 큰 고객이기도 했습니다. 이 회사가 만드는 물건을 제일 많이 사갔고요, 중국인들이 제일 많이 우리에게 와서 돈을 썼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가장 큰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기도 합니다. 세계를 고객으로 놓고 봤을 때, 우리나라랑 중국은 같이 입찰에 들어가는 두 업체 같은 상황이 될 때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대표 통신 기업 화웨이를 보면 이 복잡한 상황이 그대로 녹아 있는데요, 화웨이는 한국 반도체를 1년에 몇 조 원어치씩 사가던 회사였습니다.
그런데 요새 미국이 한국 기업들도 화웨이에 반도체를 못 팔게 하면서 엄청난 규모의 수출이 막혀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화웨이는 통신장비나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한국 업체들의 큰 경쟁자이기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 통신장비를 아예 퇴출시키려고 하니까 화웨이 제품보다 비싸서 가격 경쟁에서는 불리했던 삼성전자의 통신장비가 미국을 비롯한 세계에서 기회가 확 커졌습니다.
미중 갈등으로 중국 기업들의 발전 속도가 좀 늦춰진다면 우리로서는 시간을 버는 셈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중국은 우리의 1번 고객이다 보니까 우리를 힘들게 할 때도 많았죠. 사드 사태 이후의 한한령이 대표적입니다.
우리가 맘에 안 들 때 국민들에게 관광 제한령 같은 것까지 내릴 수 있는 중국에게 우리 대신 미국이 "중국도 좀 더 개방하고 기존의 세계 무역의 질서를 따르라"고 종용하는 상황이 우리에게는 장기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똑같지는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에 했던 이야기 같기는 한데요, 그럼 트럼프 대통령이 되는 것이 유리하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인가요?
<기자>
그런데 미중 갈등이 너무 격해지면 우리에게도 타격이 큰 것은 사실입니다. 이미 작년에 경험했죠. 한국은 타이완과 더불어서 미중 무역 갈등의 충격을 세계에서 가장 크게 볼 나라로 꼽혔습니다.
코로나 이후의 회복기 이때 중국 경제가 원활해야 우리도 회복을 앞당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국이 얼마만큼 미국의 압박을 받는 게 우리 입장에서는 최적일까, 이것이 정말 지금으로서는 가늠하기 힘든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보호무역주의 성향은 우릴 향해서도 표출되리라는 것 역시 간과할 수 없습니다.
또 하나,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압박과 보호무역주의는 사실 미국 내에서 호응이 컸습니다.
그래서 바이든 후보가 미국 안의 일에 대해서는 나는 트럼프 대통령처럼 안 하겠다는 것이 많은데요, 무역과 통상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를 따라가려는 경향이 보입니다.
지난달 말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트럼프와 바이든 후보의 공약집을 분석해 보고 결론을 내리면서 바이든 후보의 통상과 무역 공약들이 "이것이 트럼프의 공약인가 착각이 들 정도"라고 표현했을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붙여놓은 우리 철강이나 자동차 같은 수출품에 대한 관세 같은 것을 바이든 대통령이라고 없애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요.
누가 되든 미국이 우리가 예전에 알던 것보다 한층 보호무역을 지향하고 중국과는 어떤 변수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 우리가 줄타기하는 것처럼 헤쳐나가야 할 상황이 지난 4년처럼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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