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크라임' 'AP, 역사의 목격자들' 번역 출간
세계 최고의 신문과 뉴스통신사로 꼽히는 이들 언론사의 기자들이 써 내려간 역사를 소개한 책, '뉴욕타임스 크라임'(열린세상)과 'AP, 역사의 목격자들'(크레센도)이 잇달아 번역 출간됐다.
'뉴욕타임스 크라임'은 이 신문의 사건 담당 기자를 지낸 케빈 플린이 NYT의 166년 역사를 통틀어 가장 주목할 만한 비통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엄선해 소개한다.
책에서 다룬 범죄 보도는 87건으로 암살, 강도, 납치, 대량 학살, 조직 폭력, 살인·교도소, 연쇄 살인범, 성범죄, 술·도박·마약·성매매, 화이트칼라 범죄로 구분해 구성했다.
링컨과 존 F. 케네디, 맬컴 엑스 등 시대적 인물의 암살부터 '연쇄 살인범'이란 용어를 탄생시킨 H.H.홈스, 샘의 아들 재프리 디머와 같은 연쇄살인범도 등장한다.
또한, 아티카 감옥 폭동부터 메데인 카르텔까지 교도소와 조직 폭력 등 각종 미국 사회의 문제와 미국 역사상 최대의 미술품 도난 사건의 수수께끼, 폰지에서 매도프까지의 화이트칼라 범죄도 만나볼 수 있다.
NYT 기자들은 사건이 발생한 뒤 몇 주나 몇 달, 혹은 수년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사건 속 행위 하나가 미친 영향에 관해서도 전한다. 1926년에 보도된 마리화나 기사는 수많은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마리화나 흡연의 생리적·심리적 영향을 연구하고 그 결과를 신중하게 추론한 다음, 대중의 반감에 지나친 면이 있다며 냉철한 결론을 내린다.
1950년대 미국의 유명한 은행 강도이자 탈옥범이었던 윌리 서튼이 검거되는 과정을 추적한 기사 등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박진감 넘치는 기사들도 소개된다.
화물열차 강도로 불멸의 명성을 얻은 제시 제임스처럼 남북전쟁이 끝난 직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기사부터 2016년 마약왕 엘 차포의 검거 과정을 다룬 기사까지 166년의 범죄 보도가 망라돼 있다.
'AP, 역사의 목격자들'은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전 세계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특파원들의 취재와 보도 과정을 추적한다.
AP통신 특파원 출신인 지오바나 델오토 미국 미네소타대학 교수가 파키스탄 오지에서 워싱턴DC에 이르기까지 AP 특파원 61명을 인터뷰해 만들어낸 책이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들에 관한 기사들을 수집하고 분석해 그중 가치 있는 기사들을 선별한 다음 이를 쓴 특파원들을 추적해 어떤 과정을 통해 그런 기사를 작성했는지 밝혀내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1945년 일본의 항복선언부터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천안문 항쟁, 시리아 내전 등 주요 사건들을 직접 현장에서 목격하고 취재한 특파원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AP 특파원들은 레바논, 아프가니스탄, 멕시코 등 세계 곳곳에서 폭격 세례를 받고, 납치당하고, 총구 앞에 서야 했다. 폭격이 쏟아지는 미군 군함 위에서, 강렬한 지진 속에서 휘청거리는 자판을 두드려 기사를 작성했으며 그렇게 작성한 기사가 적힌 종이와 필름을 국제공항 탑승대기실에서 누군지도 모르는 승객의 주머니에 찔러주고는 본사에 무사히 전달되기만을 빌기도 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9일 동안 현장을 취재했던 테리 앤더슨 특파원의 인터뷰도 소개됐다. 그는 계엄군이 폭도 3명이 죽었다고 말했지만, 사실을 기록하기 위해 광주 시내를 헤집고 다니며 눈에 띄는 시체는 모조리 셌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에 들어간 첫날 한 장소에서만 179구를 셌다고 전했다.
이라크전쟁 당시 AP 특파원들은 미군의 폭격이 끝나면 곧바로 바그다드 내 병원을 돌아다니며 사상자를 파악했다며 '시체안치소 관리인' 업무를 하는 것과 비슷했다고 증언했다.
이런 소름 끼치는 임무를 AP 특파원들이 중시하는 이유는 미군이 피해 상황을 거짓으로 공표하지 못하도록 하는 목적과 다른 언론사들이 AP의 집계를 표준으로 삼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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