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지금까지 이런 감찰 없었다... 秋, 윤석열 겨냥 동시다발 4건 진행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검찰 안팎 “법무부장관, 책임져야 할 것”

조선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잇따른 지시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한 4건의 감찰이 동시에 진행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은 실제 진행된 전례가 없다. 지난 2013년 9월 혼외자 의혹이 제기된 채동욱 검찰총장은 법무부의 감찰 발표 직후 곧바로 사퇴했다.

검찰 안팎에선 “답을 정해놓고 하는 감찰이겠지만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추 장관이 책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지검 이환우 형사1부 검사는 28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낀다. 법무부 장관은 법적,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추 장관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윤 총장 겨냥한 감찰 4건 진행

추 장관이 윤 총장과 관련해 감찰하라고 지시한 것은 모두 네 가지다. 윤 총장이 ‘라임 펀드 사기 사건’ 관련 검사 비위를 은폐했다는 주장, 라임 사건에 연루된 야당 정치인 수사를 덮으려 했다는 주장, 지난해 5월 전파진흥원의 옵티머스 관련 수사 의뢰를 무혐의 처분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주장, 언론사 사주와의 만남 등에 대한 감찰이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다수의 법조인은 “1000억원대 라임 횡령범(김봉현씨)의 일방적 주장 또는 여당 의원들의 정치 공세에서 시작된 것으로 감찰 대상인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추 장관이 감찰 대상으로 거론한 사건을 지휘하거나 수사했던 전·현직 검찰 간부들은 모두 “근거가 없거나 사실과는 동떨어진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법무부 감찰 규정에는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감찰 사건’ 등에 한해 검찰의 자체 감찰로는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보이는 경우 법무부가 직접 감찰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추 장관은 지난 26일 국감에서 자신이 감찰 필요성이 있다고 답변한 사안들에 대해 “국민적 의혹”이라고 했다. ‘국민적 의혹’이란 표현을 쓴 것은 법무부 감찰 규정상 직접 감찰에 나설 수 있는 요건인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감찰 사건’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 검찰 간부는 “윤 총장이나 검찰 조직이 공정성을 잃었다고 주장할 정도로 볼만한 객관적 정황이 어디에도 없다”며 “추 장관이 저런 식으로 자의적으로 판단해 ‘법무부 직접 감찰’을 남발하고 이것이 용인된다면, 정권에 불리한 수사가 진행될 때마다 유사한 일이 계속 반복된다는 얘기”라고 했다. 검찰 일각에선 “'지휘권 발동 남발'처럼 ‘감찰 남발’도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추 장관, 법적 책임져야 할 것"

추 장관이 감찰 내용을 시시콜콜 공개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쇄도했다. 법무부는 “'언론 등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사안' 등은 예외적으로 감찰을 공표할 수 있다”며 “언론 보도와 법무부 국감 등을 거친 데다 내부 검토를 통해 공표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 전직 검사장은 “이번처럼 당사자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사안을 놓고 ‘사회적 이목’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핑계로 내용을 공개한 것은 ‘망신 주기’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법무장관이 규정을 멋대로 해석해 법적 절차를 파괴한 것”이라고 했다.

라임과 옵티머스 사건이 진행 중인 만큼, 추 장관 감찰 지시가 이 사건 처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추 장관이 지시한 4건의 감찰 대상에는 윤 총장이 지난해 5월 전파진흥원의 옵티머스 관련 수사 의뢰를 무혐의 처리했기 때문에 현재의 옵티머스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내용이 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그런 논리라면 이성윤 현 서울중앙지검장이 청와대와 여권 인사 20여 명이 포함된 ‘옵티머스 리스트’를 확보해 놓고도 뭉갰다는 의혹이 오히려 더 감찰 대상”이라고 했다.

[김아사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