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장서 상대 유약함 주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대선 경쟁자인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에 대해 “얼굴을 부드럽게 한 번만 쳐도 그는 쓰러진다. 빨리 일어나지도 못할 것”이라고 조롱했다. 대선을 닷새밖에 남기지 않은 시점에 수천명을 모아놓고 한 유세에서 경쟁자의 유약함을 주장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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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애리조나주(州) 불헤드시티국제공항에서 한 연설에서 종합격투기단체인 UFC의 데이너 화이트 대표에게 바이든 후보가 좋은 파이터가 될 수 있냐고 물었더니 “분명히 아니다”라고 답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평소 바이든 후보를 ‘슬리피(졸린) 조’라고 하며 비아냥대던 데서 더 나아간 셈이다.
그는 74분간 연설에서 바이든 후보와 민주당을 줄기차게 물고 늘어졌다.
코로나19 확산 최소화를 위한 마스크 착용의 필요성도 무시하려는 듯 “캘리포이나에선 특별한 마스크를 갖게 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벗을 수 없다”며 “밥도 마스크를 끼고 먹어야 한다”고 했다. 캘리포니아는 민주당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옥에서 온 노트북”, “헌터(바이든 후보의 차남)는 어디에 있나”라고도 하며 바이든 후보의 부패 의혹도 조준했다. 헌터 소유로 추정되는 노트북에서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 재임시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업체의 비리를 무마하는 데 개입한 정황이 담긴 e-메일이 발견됐다는 걸 거론한 것이다.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헌터의 동업자 토니 보블린스키가 폭스뉴스에 나와 중국 에너지 업체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2017년 5월 바이든 후보를 직접 만나 회의를 했다고 폭로한 점도 상기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엔 “경쟁자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고 싶지 않지만 바이든의 아들은 인간 진공청소기”라며 바이든 일가가 우크라이나·중국에서 수백만달러의 이익을 챙겼다고 주장하는 3분 가량의 영상을 트위터에 공유했다.
애초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스캔들 보도를 타진했지만 성사되지 않고, 이후에도 일부 보수매체에서만 다루는 등 ‘한 방’에 해당하는 임팩트가 없자 직접 요약본을 만든 셈이다.
그는 이날 “내가 바이든 부패를 얘기하면 (여기에 있는 언론은) 카메라를 끌 것”이라고 불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방 전략은 경합주에선 일부 효과가 나는 걸로 읽히는 흐름이 있다. 6대 경합주(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의 최근 2주간 여론조사 흐름 평균이 대표적이다. 지난 14일엔 바이든 후보(49.4%)가 트럼프 대통령(44.5%)에게 4.9%포인트 앞서 있었다. 이날 현재 격차는 3.5%포인트로 줄었다. 뉴욕포스트가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최초 보도한 당일인 14일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세하지만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뒤집기는 쉽지 않다고 대다수 기관·전문가는 전망하고 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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