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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차기 WTO 사무총장 선출

유명희 사퇴? 버티기?…고민 깊어진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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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사진=연합뉴스 제공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세계무역기구(WTO)가 선호도 조사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은 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사무총장으로 추천하면서 정부가 향후 대응을 고심하고 있다. 정부는 아직 전체 회원국의 합의를 도출하는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미국 등 한국을 지지해준 국가들과 협의를 거쳐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할 방침이지만, 상황이 쉽지만은 않다.

WTO는 28일 제네바 현지시간으로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7시) 제네바 주재 한국과 나이지리아 대사를 불러 두 후보에 대한 선호도 조사 결과를 통보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3시(한국시간 오후 11시) 전체 회원국을 소집한 회의에서 오콘조이웨알라가 후보가 선호도 조사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며 그를 사무총장으로 추천했다.

정부는 조사 결과를 통보받은 뒤 즉각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대응을 논의했다. 유 본부장은 WTO 제안대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사무총장이 될 수 있도록 후보직을 사퇴하거나 마지막 절차인 회원국 협의에서 역전을 노리며 11월 9일까지 버틸 수 있다. WTO 규정상 선호도 조사에서 더 낮은 지지를 받았다고 해서 바로 레이스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WTO는 전체 회원국의 컨센서스(의견일치)를 도출해 11월 9일 개최되는 특별 일반이사회에서 차기 WTO 사무총장을 승인할 계획이다.

사무총장 선출에는 모든 회원국이 동의해야 하는데 유명희 본부장을 지지해온 미국이 현재 공개적으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28일 전체 회원국 회의에서 유일하게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반대했으며,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미국은 WTO의 다음 사무총장으로 한국의 유명희 본부장이 선출되는 것을 지지한다”는 성명까지 발표했다.

다만 표 차가 당초 정부 예상보다 커 오래 버티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미국이 나서더라도 유명희 본부장의 당선은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강력하게 버틸 경우 유럽연합(EU)이나 중국이 대안으로 유 본부장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 EU와 중국은 선호도 조사에서 나이지리아에 표를 던졌지만, 한국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나이지리아가 유 본부장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나이지리아도 한국도 당선이 안 되는 교착 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 그에 대한 비난이 한국에 돌아올 수도 있다.

당장 11월 3일이 미국 대선이라는 점에서 정부는 시간이 많지 않다. 지금 한국을 지지하는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미국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 블룸버그는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WTO 회원국들이 차기 미국 정부의 입장을 보기 위해 바이든 취임 이후로 사무총장 선출을 미룰 수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사무총장 선출을 지연시키면서까지 선거전을 끌고 가기보다는 선호도 조사결과에 승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부눈 어떤 입장을 정하든 그동안 유 본부장을 지원해준 미국과 충분한 협의를 하고 양해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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