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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가을철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현실로 다가오자 전 세계 증시가 맥을 못 추고 있다. 미국·유럽 증시 주요 지수가 28일(현지시간) 일제히 3~4%대 폭락을 한 데 이어 아시아 증시에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과 경기부양책 지연에 대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3대 악재'가 동시에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때문에 11월 3일 대선일까지 시장의 불안감은 쉽게 걷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무려 20.78% 상승하며 40.28을 기록했다. 이는 6월 15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2차 대유행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연일 7만~8만명을 기록하며 강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뉴욕타임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확진자가 7만4410명 발생하며 14일 평균치보다 39% 증가했다. 사망자는 983명이 발생해 14일 평균치보다 13% 늘어났다.
이렇게 상황이 악화되자 미국에서 지역별로 지난 3~4월에 취했던 조치들을 다시 꺼내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일리노이주는 시카고시 식당들의 실내 영업을 중지시켰다. 이런 조치가 미국 주요 도시에서 재연될 전망이다. 대선 전 경기부양책 도입이 물 건너간 상태에서 경제 봉쇄가 다시 시작되며 뉴욕 증시가 폭락한 것이다. 휴 짐버 JP모건자산운용 글로벌마켓 전략가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록다운(봉쇄 조치)이 제한적이고 특정화되면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작을 것이라고 봤지만, 이제는 록다운이 광범위하고 더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3월의 대폭락 장세가 재연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2차 대유행 확산 속도와 백신 개발·보급 일정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부양책 논의는 어려워졌고, 대선 결과 불투명성에 대한 우려는 계속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백신 개발 일정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에 있다. 그동안 최종 임상시험 결과를 10월 말까지 공개하겠다고 밝혀온 화이자는 이날 일정이 지연될 것임을 시사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더타임스에 "전 세계 경제와 보건을 위해 굉장히 중요한 사안인 만큼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달라"고 밝혔다.
백신 개발 일정이 지연되며 정상화 기대 시점은 점점 더 늦어지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백신 승인 시기와 관련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르면 내년 1월에야 사용 승인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3개월 이상 지루한 공방을 벌이던 신규 부양책 협상은 전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대선 전 타결이 어려워진 것은 물론 대선 직후에도 표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대선 결과를 놓고 불복 사태가 빚어지면 부양책 논의는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럴 경우 당분간 상승 모멘텀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3분기 미국 GDP 성장률은 33.1%(전 분기 대비·연율 환산치)를 기록했지만 이는 '빛바랜 성적표'에 그쳤다. 이는 -31.4%를 기록했던 2분기 성장률에 따른 기저효과로 4분기에는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75만1000건으로 시장 전망치(77만8000건)보다는 낮게 나왔지만 여전히 위기 이전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경제의 '좀비화'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산하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아갸트 디마레 글로벌 전망 담당 이사는 "저성장과 저물가, 높은 부채 등 일본 경제에서 보이던 문제점이 팬데믹 이후 선진국 경제 전반에 일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 서울 =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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