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17년형을 확정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동부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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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뒤 검찰 차량을 타고 서울 동부구치소로 이동했다. 그는 이날 검찰에 출석하기 전 측근들을 만나 "나를 구속할 수는 있어도 진실은 가둘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스 실소유 의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대통령은 지난주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2일 오후 2시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 검은색 차량을 타고 도착했다. 신원 및 건강 확인 등 필요한 절차를 밟은 뒤, 10여분 만에 검찰 차량을 탑승한 채로 청사를 나왔다. 차량은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있는 동부구치소로 이동했다.
이 전 대통령의 수감구역은 동부구치소가 결정한다. 앞서 법무부는 전직 대통령 예우·경호 및 다른 수감자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그를 독방에 배정한 바 있다. 이번에도 같은 이유로 독방에 배정될 전망이다. 아울러 전직 대통령 수용 사례 등에 따르면 전담 교도관이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이 전 대통령이 수감됐던 독거실은 동부구치소 12층으로, 거실면적 10.13㎡(3.06평) 규모다. 2.94㎡(0.89평) 크기 화장실을 더하면 총 규모는 4평 남짓이다. 방에는 일반 수용자와 같이 TV와 침구류, 식탁 겸 책상, 사물함, 싱크대, 거울, 청소용품 등이 마련돼 있다.
회사 자금 횡령과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지난달 29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돼 구치소로 재수감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 앞에서 지지자들과 정치인들의 도열을 받으며 검찰로 향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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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통령은 검찰에 출석하기 전 측근들과 만나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오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이 전 대통령 자택에는 친이계 의원들이 모였다. 10분 단위로 사람들이 이 전 대통령의 자택으로 들어갔다. 이 전 대통령은 측근들로부터 '잘 다녀오시라'는 인사를 받고 "너무 걱정 마라. 수형생활 잘 하고 오겠다"는 답을 했다고 한다. 또 "나는 구속할 수 있어도 진실을 가둘 수는 없다는 믿음으로 이겨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택 앞에는 10여명의 진보 유튜버들도 자리했다. 이들은 "반성하라, 창피한줄 알아라" 등을 외쳤다. 이들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이은재 전 의원 등이 자택을 들어가자 언성을 높였다. 한 유튜버는 '축 이명박 구속'이라고 적힌 축하 화환을 이 전 대통령 자택 앞에 설치하려다 경찰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반면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석방하라'는 글이 적힌 피켓을 든 지지자들도 일부 목격됐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의 상고심에서 징역 17년에 벌금 13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이 고등법원의 보석 취소 결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취지로 제기한 재항고도 기각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에서 조성한 300억원대 비자금을 횡령하고 삼성그룹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원을 선고하고 82억원 추징을 명령했다. 2심에서는 형이 늘어 징역 17년에 벌금 130억원이 선고됐고 57억8000만원 추징이 명령됐다. 대법원은 이날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 전 대통령은 1심 선고 이후 보석을 청구해 349일 만에 석방됐다. 서울고법은 항소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하면서 보석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은 재수감됐는데, 변호인이 재항고를 제기하면서 엿새 만에 다시 석방됐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확정판결이 나오자 대법원의 판단을 비판한 바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변호인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내가 재판에 임했던 것은 사법부가 자유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라는 기대 때문이었다"며 "그러나 대법원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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