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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재수감된 이명박 전 대통령 "나를 구속해도, 진실은 못 가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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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과 뇌물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형을 확정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 서울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재수감을 앞둔 이 전 대통령의 서울 논현동 사저는 이날 아침 일찍부터 취재진과 시위대 등 인파가 몰려 혼잡한 가운데 긴장감으로 팽팽했다. 자택 인근에는 경찰과 경호원이 배치돼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했지만, 그를 지지하는 보수 성향 유튜버와 그의 재수감을 반기는 진보 성향 유튜버가 현장에서 서로에게 욕설을 하는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46분께 검정색 제네시스 차량을 타고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발했다. 창문을 내려 인사를 하거나 지지자들에게 메시지를 직접 밝히지 않고 곧장 중앙지검으로 이동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에 출석하기 전 측근들과 만나 마지막 인사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김기현·권성동·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박순자·이은재·정병국 전 의원 등이 이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했다. 또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집권 당시 함께 근무했던 사람들도 그를 찾아왔다.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강훈 변호사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찾은 측근들이 "잘 다녀오시라"는 인사를 하자 "너무 걱정 마라. 수형생활 잘 하고 오겠다"며 "나는 구속할 수 있어도 진실을 가둘 수는 없다는 믿음으로 이겨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2시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은 신원 확인·형 집행 고지 등 10여분 간 절차를 밟은 후 검찰에서 제공한 검정색 그랜저를 타고 이날 오후 2시 40분께 서울 문정동 동부구치소에 도착했다. 지난 2월 25일 서울고법의 구속 집행정지로 풀려난 이후 251일 만에 재수감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송 직전까지 전직대통령법에 따라 경비와 경호를 받았다.

서울 동부구치소는 이 전 대통령의 이동 소식이 알려지고나서 그의 지지자로 보이는 시민들과 진보 성향의 유튜버 등 30여명이 몰리면서 소란을 빚었다. 지지자들이 "이명박 구속 취소" 등의 구호를 외치자 일부 유튜버들이 이를 비판해 갈등이 벌어졌다. 한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등 일부 측근들은 사택에서 곧바로 구치소 앞에 도착해 이 전 대통령을 맞았다.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예우 등을 고려해 앞선 수감 때처럼 동부구치소 12층의 독거실을 배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12층은 독거실과 혼거실 섞여 있는데, 교정 당국은 다른 수용자가 접근하지 못하게 차단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독거실은 화장실을 포함해 13.07㎡(3.95평)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의 독거실(10.08㎡·3.04평)보다 약간 크다. 방에는 일반 수용자와 같이 TV와 거울, 이불·매트리스 등 침구류, 식탁 겸 책상, 사물함, 싱크대, 청소용품 등이 비치된다. 전직 대통령 수용 사례 등을 고려해 전담 교도관도 지정된다.

이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 형을 확정받았지만 앞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약 1년간 구치소에 수감돼 남은 수형 기간은 약 16년이다. 형기를 모두 채운다면 95세인 2036년에 석방된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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