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 카카오 한달간 9% 조정
제조·금융업종은 큰폭 반등 성공
JP모건 "기술주 매수→중립 하향"
전문가 "가치주 반등세 이어질것"
코스피 개인 매도에도 1.9%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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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시에 처음 발 디딘 주식 초보자에게 낯선 풍경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가 2,400선을 등정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던 성장주가 힘을 쓰지 못하는 한편 투자 트렌드와 동떨어졌다고 여겨진 가치주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대선이 끝난 후에도 당분간 불안한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증시가 성장주 일변도 스타일로 복귀할지 아니면 새 궤적을 그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BBIG K뉴딜지수는 지난달 5일 대비 2.63% 하락한 2,715.75에 마감했다. 같은 기간 KRX 인터넷 K뉴딜지수는 5.97% 빠졌고 대표 성장주로 일컬어지는 NAVER(035420)(-5.19%)·카카오(035720)(-9.18%) 등도 지난 한 달간 조정받았다. 반면 올해 성장주의 약진 속에 존재감이 미미했던 제조·금융업종이 주목할 만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부터 포스코(7.56%)·롯데케미칼(011170)(16.67%)·하나금융지주(086790)(12.12%)·신한지주(12.08%)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기업의 감익 사이클이 마무리되는 것과 더불어 대선 이후 금리가 현재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가치주를 돋보이게 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내년 금리가 적어도 지금보다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금융시장의 공감대가 모이는 가운데 금리가 상승할 경우 성장기업의 미래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커질 수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더 이상 낮아지기 힘든 여건이 되면서 투자자는 성장주를 의심하고 가치주의 재평가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내에서도 대선 이후 주도 업종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일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대선 승자가 누구인지 관계없이 기술주의 강세 흐름이 시들해지고 은행·보험주가 힘을 받을 것”이라며 기술주에 대한 투자의견(매수→중립)을 낮췄다.
동북아 지역 제조업에 우호적인 대외환경도 가치주에 대한 비중 확대 전략을 구사하기에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을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푼 덕분에 미국 등에서 소비가 살아났지만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며 현재 주요국은 축적된 재고가 거의 소진된 상태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와중에 또 미국·유럽에서 경제 봉쇄령이 발동되면서 결국 재고 확충을 위한 수주가 코로나19를 잘 통제한 한국·중국 지역에 몰릴 것으로 예측된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나 유럽 등은 아시아 지역에서 수입 물량을 늘릴 수밖에 없으며 이는 동북아 제조업에 확실한 기회”라며 “다시 성장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일각의 주장이 있지만 가치주의 상대적 반등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 최근 상해·LA 간 컨테이너 운임이 폭등하고 터키·브라질 통화가치 급락에도 원화·위안화는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실질금리는 내릴 가능성이 있어 현재 성장주의 부진을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기업가치를 따질 경우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 등을 통해 금리를 일정 수준에서 묶어두는 가운데 재정 정책에 의해 물가가 상승하면 실질금리는 하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곽 연구원은 “실질금리 하락 시 가치주보다 성장주에 유리하며 특히 이자비용에 민감한 중소형 성장주가 돋보일 수 있다”며 “성장주의 상대적 강세는 한동안 더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승배·김경미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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