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싹쓸이 '블루웨이브' 월가에 호재
감세 내세운 트럼프 재선도 나쁘지 않아
월가 "누가 됐든 당선인 빠르게 정해져야"
민주당 백악관+공화당 의회=최악 조합
불복 후 소송 현실화하면 약세장 불가피
3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투표가 가장 먼저 치러진 뉴햄프셔주 딕스빌 노치에서 한 선거관리원이 개표 결과를 칠판에 적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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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이번 미국 대선을 두고 세계 경제·금융의 중심인 뉴욕 월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금융시장의 분위기가 확연하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누가 됐든 승자 빠르게 정해져야”
3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월가가 가장 이상적으로 그리고 있는 시나리오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오르고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휩쓰는 이른바 ‘블루웨이브(Blue Wave)’다.
이번주 들어 뉴욕 증시가 강세장을 펼치고 있는 것은 △누가 됐든 대통령이 빠르게 선출될 것이라는 점 △이왕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바이든 후보가 되기를 바란다는 점 등 두 가지가 더해져 나타난 결과다. 그 중심에는 지난달 지난한 협상 끝에 결국 무산된 코로나19 부양책이 있다. 민주당은 공화당보다 더 큰 규모의 재정 지원을 강조해 왔다. 의회까지 민주당이 장악한다면 입법 과정에서 걸림돌이 크지 않다는 점을 월가는 주시하고 있는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블루웨이브가 현실화하면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뉴욕 증시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뉴욕 증시 주요 지수는 2% 가까이 오르고 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15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86% 상승한 2만7426.93에 거래되고 있다. 다우 지수는 장 초반부터 줄곧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각각 1.58%, 1.61% 상승하고 있다.
최근 채권시장 흐름 역시 이같은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0.881%까지 상승(채권가격 하락)했다. 지난달 줄곧 0.7%대에서 움직이다가 근래 계속 오르고 있는데, 이는 증시 기류와 비슷하다. 천문학적인 부양책이 빠르게 이뤄질 경우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장기금리는 상승한다는 것이다.
CNBC는 “요즘 채권시장은 누가 됐든 명확한 당선인이 나타날 것이라는 점을 가리킨다”며 “특히 바이든 후보가 되면 부양책 규모는 커질 것”이라고 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는 시나리오도 시장에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갖고 민주당은 하원에서 우위를 점하는 현재 역학구도가 유지되면 부양책 타결은 쉽지 않아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감세 정책이 기업과 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차 팬데믹 충격이 더 거세지면 부양책 처리에 초당적으로 협력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백악관+공화당 의회=최악 조합
이외의 시나리오는 대부분 월가에 악재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게 여론조사상 줄곧 앞섰던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오르고, 공화당은 상원 다수당을 차지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워싱턴 정가는 사실상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있어 한시가 급한 코로나19 부양책 처리가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의미다. NYT는 이를 두고 “금융시장에 최악의 결과”라고 표현했다.
증시는 선거 결과가 한참 지나서야 결정되는 상황도 경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를 다 열기 전에 먼저 승리를 선언하면 바이든 후보가 불복한다든가, 바이든 후보가 이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의 적법성을 문제 삼아 소송전에 나선다는가 하는 시나리오가 모두 포함된다. NYT는 “경기 부양책이 지연되고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세븐스 리포트의 톰 이사예 창업자는 “결국 시장은 대선 결과의 명확성을 바란다”며 “그렇지 않으면 최근 강세장은 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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