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반 출구조사 발표 큰 영향
트럼프 초반 승리선언 땐 변동성 쑥
예상대로 바이든 우세하면 순항할듯
4년 전 45대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가 나온 지난 2016년 11월9일(한국시간) 국내 증시는 바다 건너에서 들려오는 개표 소식에 극심한 출렁거림을 보였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예상되면서 순조롭게 출발한 증시는 오전11시 최대 격전지인 플로리다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의 승리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락했다. 2,010선을 넘어가던 코스피 지수는 1,960선까지 폭락했으며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는 20%나 급등했다. 코스닥 지수는 9개월여 만에 600선을 내주기도 했다. 투표 전부터 우려했던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금값과 국고채 금리가 급등했으며 결국 이날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2.25%와 3.92% 급락하면서 장을 마쳤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진행되는 미 대선은 4년 전보다 더욱 극심한 변동성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에도 역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우세가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증시가 열리는 오전 개표되는 경합주의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경우 증시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증시 전문가들은 4년 전과 같이 오전11시에 발표되는 플로리다의 개표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여론조사는 바이든 후보의 우세지만 최근 격차가 크게 줄어든데다 4년 전에도 예상을 깨고 플로리다는 트럼프를 선택한 전력이 있는 만큼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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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개표와 함께 오전 증시에 영향을 미칠 요소는 경합주들의 출구조사 결과다. 올해는 우편투표를 포함한 사전투표가 많아 출구조사의 정확성에 의문부호가 붙기도 하지만 시장은 오전9시30분께 시작되는 경합주 출구조사 결과에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출구조사 결과 중에서는 오전10시로 예정된 펜실베이니아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 경합주지만 바이든에 대한 지지가 플로리다보다 높다는 점에서 출구조사 결과가 바이든에게 월등히 유리하게 나타난다면 시장은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볼 것이기 때문이다.
4년 전에도 그랬듯이 미 대선 개표 결과에 따른 국내 증시는 한국시간으로 오후12시 안팎이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예상대로 바이든 후보가 큰 차이로 앞서나갈 경우 변동성은 제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 등 주요 경합지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 현장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초반 승리 선언이나 이후 불복 선언으로 이어진다면 증시는 4년 전이 아닌 2000년 대선과 같이 움직일 수도 있다. 당시 대선에서는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앨 고어 부통령이 맞붙어 재검표까지 갔지만 이후 연방대법원의 재검표 금지 판결이 날 때까지 한 달여 동안 대통령이 확정되지 못했다. 이 기간 미국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S&P500)과 나스닥 지수는 각각 4.2%와 14.2% 하락했고 코스피·코스닥 지수도 1.9%, 12.4% 급락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주마다 개표 방식과 순서에 차이가 있지만 주요 경합지역의 투표가 한국시간으로 오전에 많이 포진해 있다”며 “정치적 이벤트인 만큼 예상은 쉽지 않지만 지켜보고 대응하는 전략이 좋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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