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과 환영의 간격' 스틸컷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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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이승조: 도열하는 기둥' 전시와 연계해 위촉한 현대음악 헌정곡 '망각과 환영의 간격'의 초연 영상을 오는 5일 오후 4시 유튜브에서 공개한다.
'망각과 환영의 간격'은 한국 기하추상 회화를 견인한 모더니즘의 개척자 이승조의 작업세계를 기리는 헌정곡으로 작곡가 송향숙에게 위촉됐다.
'망각과 환영의 간격'은 이승조의 작가노트에서 드러나는 현상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회화의 조형성을 시간적인 청취와 진동의 잔상으로 재해석한 실내악이다. 캔버스 위에서 끊임없이 재생되는 치열한 붓질과 세공의 시간을 주제로 관·현악, 성악, 타악으로 구성됐다.
목관악기 피콜로의 명쾌하고 높은 음으로 시작하는 7개의 악장은 '틀, 그 안의 리듬', '지워진 경계의 색채', '유희: 유동적이며 분절적인 노래' 순으로 진행되고, 제 4악장 '속도의 얼룩'에서 절정에 이른다. 이어지는 악장들은 '의식과 행위', '무중력한 관계', '틀, 그 안의 벌어짐'으로서 각각의 악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미술과 무용, 비디오 등 다양한 매체와의 협업을 진행해온 작곡가 송향숙은 "이승조의 정신적 발현이 또 다른 진동의 층위로 환원되기를 바란다"고 곡의 취지를 밝혔다. 특히 "색이 칠해지고 지워지고 다시 덧칠되어 윤기를 만들어내는 작가의 행위를 발화와 침묵의 관계로 변주해 대위적 구조로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송향숙은 서울대학교 작곡과와 리옹 국립고등음악원을 졸업했으며 2017년 윤이상 탄생 100주년 주간 '위너스 & 마스터스 시리즈'에서도 작곡가 진은숙의 위촉으로 '솔로스(Solos)'를 발표했다.
이번 공연은 현재 '이승조: 도열하는 기둥'전이 진행 중인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의 1전시실과 중앙홀에서 관중 없이 초연됐다. 순수한 회화로의 환원을 지향했던 이승조의 작품과 함께 즉흥적인 소리들의 충돌을 엮어내며 작가가 전 생애에 걸쳐 몰두했던 구축적인 회화의 무한성을 전달한다. 공연에는 6명의 연주자 김은혜(타악기·하모니카), 박신혜(바이올린), 서지원(플루트·피콜로), 이수정(첼로), 정원강(색소폰), 조윤조(성악)와 지휘자 김승림이 참여했다.
이번 공연은 5일 오후 4시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유튜브에서 약 20분간 감상할 수 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승조 작고 30주기를 맞아 작가의 작업세계를 기리는 헌정곡을 젊은 작곡가 송향숙에게 위촉한 것"이라며 "현대음악과의 협업을 통해 작가의 작품과 추상미술의 이해를 한층 더 넓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승조: 도열하는 기둥'전은 오는 8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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