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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2020 미국 대선

[2020 미국의 선택-불확실성 확대]“때려 눕힌다”·“입 닥쳐라”…막장 네거티브 넘쳤던 美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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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간 비방·모욕발언 이어져

트럼프, 선거막판 더 ‘거친 입’

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대선일인 3일(현지시간) 오전 버지니아주에 있는 선거캠프를 찾아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도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백악관 입성을 자신했다. [EPA·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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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3 미국 대선은 후보자간 도 넘은 네거티브 공방을 벌인 것으로 역사에 남을 만하다. 도널드 트럼프(74)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77) 후보는 서로 “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라며 표심에 호소했지만, 품격있는 ‘정치 언어’를 구사하진 못했다.

바이든 후보가 지난 4월 민주당의 사실상 대권주자로 올라서고 8월 각 당 전당대회로 ‘트럼프 대 바이든’ 구도가 공식화하면서 선거일 직전까지 ‘막장’ 네거티브가 만연했다.

비방·모욕적 언사는 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 ‘슬리피(졸린) 조’, ‘슬로우(느린) 조’, ‘숨은 조(Joe hiden)’, ‘지하실 조’ 등 버전이 다양했다. 바이든 후보가 말 실수가 잦고, 느린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자택 지하실에서 기자회견을 한 점 등을 비아냥댈 때 썼다.

민주당이 정·부통령 후보로 ‘바이든-카멀라 해리스’조(組)를 확정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념을 건드렸다. 해리스 후보의 정치성향을 빌미로 바이든 후보가 급진 좌파의 도구로 쓰일 거라는 뜻을 담아 ‘트로이의 목마’라고 했다.

선거전 막판, 트럼프 대통령의 입은 더 거칠어졌다. 유세장 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바이든 후보의 말실수 장면을 트는 건 예사였다. 경쟁자의 차남 연루 의혹이 있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고리로 ‘바이든=부패 가족’ 으로 몰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사흘 전 펜실베이니아 버틀러 유세에선 ‘조 헤드윈드(headwind·역풍)’란 새 별명을 만들었다. 바이든 후보의 증세 공약 등이 미국 경제 회복에 역풍을 몰고 올 거라는 뜻이었다. 당시 유세 현장에 맞바람이 거세게 불자 나온 애드립이었다. 그는 트윗으론 ‘초포식자(superpredator)’로 바이든 후보를 몰기도 했다. 1993년 바이든 후보가 의회연설에서 흑인 범죄자를 ‘포식자’라고 언급한 걸 차용했다. 흑인에게 우호적인 건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시도였다.

그는 선거일 이틀 전 유세에서도 ”살짝 밀어도 때려 눕힐 수 있다. 주먹이 가끼이 가지 않아도 ‘그는 가버릴 것(he’s gone)’”이라고 바이든 후보를 조롱했다.

점잖다는 평가를 받는 바이든 후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상대방의 공세가 높아지면 맞대응했다. 결정적 장면은 지난 9월 29일 후보자간 1차 TV토론에서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입 닥치라”고 한 걸 꼽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차례 말끊기를 하자 폭발한 것이다. 이 토론회엔 ‘국가적 수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척’을 한다고 꼬집으면서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강아지’라고 거론, “세계 무대에서 전혀 존경을 받지 못한다”고 최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유세에서 저격했다.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선 “바이러스를 물리치려면 우선 도널드 트럼프를 물리쳐야 한다”며 “그가 바이러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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