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11시50분 현재 원달러 환율 추이(체크) |
미국 대선 후 달러 약세가 전망되면서 외국인이 이머징마켓으로의 '머니무브'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집 나간 외국인 투자자가 중국이 아닌 국내로 눈을 돌리기 위해서는 전략 마련이 시급하단 지적이 나온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2시 현재 1138원70전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28.3원에 하락 출발했으나 투표가 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환율이 등락을 반복했다.
외환시장은 변동성 장세를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달러 약세는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어느 쪽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달러화 약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대내외 여건을 반영하면 원화 강세 전망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삼성선물은 내년 연간전망 보고서에서 "통화정책은 바이든 후보는 적극적 재정 지출로 미 연준의 국채 매입 필요성을 높이며, 초기 약달러 압력을 심화시킬 수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고려할 때 연준의 통화완화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약달러에 우호적"이라고 내다봤다.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워싱턴 크로싱 어드바이저의 채드 모건랜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3일 CNBC에 출연해 "3년 만에 처음으로 이머징마켓에 비중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인구의 85%가 이머징마켓에 거주하는데, 이머징마켓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0% 이하라는 게 큰 그림"이라며 "이머징마켓은 성장뿐만 아니라 상대적 가치도 더 좋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머징마켓은 이번 주 플러스로 돌아섰다.
이에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 투자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 경기 회복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로, 3분기 경제성장률은 4.9%로 기록하며 2분기에 이어 플러스 성장을 달성했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 가운데 3분기 플러스 성장을 한 국가는 중국이 유일하다.
이 기운데 중국 채권은 세계 3대 채권지수에 모두 포함되는 등 지속적인 자본시장 개방과 함께 외국인 자금도 빨아들이고 있다. 올해 국내 증시를 팔아치운 외국인은 반대로 중국 증시에 20조 원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 한국의 투자 매력을 좀 더 어필해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올해 3·4분기 한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신고 기준 52억3000만달러로 3·4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산업통상자원부는 밝혔다. 실제 투자한 도착 기준으로는 31억2000만달러로 역대 3·4분기 가운데 세 번째로 많았다. 이 같은 실적은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외국인 투자가 줄어드는 경향과 대조된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의 긍정적 투자환경이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이 코로나19의 확산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억제하고 봉쇄조치를 하지 않고도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한 점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경제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는 코로나19로 심각한 침체를 경험했으나 신속하고 효과적인 정책 대응으로 다른 회원국 대비 경제 위축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삼성증권은 내년 연간전망에서 코스피 상단을 2850선까지 열어놨다. 삼성증권은 "2021년 대세 상승장의 시작"이라며 "동학개미운동 시즌2와 이머징 마켓 괄목상대의 한 갈래 격인 외국인 러브콜 간의 적극적인 손바뀜 형태로 전개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수출을 늘려 외국인 투자를 부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GVC 재편 과정에서 중국을 떠나려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우리 나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KOTRA 한 관계자는 "제조업 리쇼어링 정책이 추진되면서 국내 복귀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와 이전비용 공제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반면 해외 아웃소싱 기업에 대해서는 관세, 징벌적 과세 등이 시행될 수도 있어 미국과 우리나라 기업의 GVC 협력관계가 경쟁 관계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돌발변수에 취약한 전자, 자동차, IT, 제약 등 물류·유통센터 등의 투자유치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투데이/김하늬 기자(honey@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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