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 시나리오
바이든 위스콘신·네바다 확보 땐
미시간·조지아 1곳만 이겨도 승리
트럼프, 펜실베이니아 지면 어려워
269대 269 땐 연방하원서 결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3일 밤과 4일 새벽 각기 지지자들 앞에서 승리를 자신했다. 하지만 개표 상황에 따라 두 후보가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 꼭 승리해야 하는 주에 대한 복잡한 방정식은 달라지고 있다.
우편투표변수지역.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4일 오전 9시(현지시간) 기준으로 AP통신은 바이든 후보가 확보할 것이 유력한 선거인단을 238명, 트럼프 대통령이 가져올 것으로 확실시되는 선거인단을 213명으로 계산했다.
바이든 후보가 확보할 수 있는 238명에는 선벨트의 애리조나(선거인단 11명)가 포함돼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후보가 북부 러스트벨트에서 가장 많은 선거인단을 보유하고 있는 펜실베이니아(20명)에서 지더라도 애리조나를 확보하면 승리 시나리오가 여러 개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전문 웹사이트 ‘270투윈(270towin)’의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가동한 결과 이럴 경우 바이든 후보가 이길 수 있는 시나리오는 10개였다.
구체적으로 애리조나까지 포함해 238명을 확보할 경우 바이든 후보는 32명만 더 확보하면 승리한다. 펜실베이니아를 잃는다고 해도 북부 러스트벨트 중 미시간(16명)과 남부 선벨트 중 조지아(16명) 두 곳에서 모두 이기면 딱 270명이다.
미시간에서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뒤지다 점점 격차를 좁혀 49.4% 대 49.1%로 역전했다. 민주당 지지층이 많은 디트로이트의 웨인카운티 개표 결과가 뒤늦게 도착하면서다. 바이든 후보는 조지아에서도 근소한 차이(2.2%포인트)로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붙었다. 조지아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애틀랜타의 개표가 아직이다.
승부처 확보에 따른 승리 경우의 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또 다른 시나리오도 있는데, 선거인단이 6명에 불과한 네바다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네바다에서 이겨 244표를 확보하면 매직 넘버까지는 26명. 역전에 성공한 위스콘신(10명)까지 가져올 수 있다면 조지아(16명)나 미시간(16명) 중 한 곳만 가져와도 270명이다.
개표 초반 위스콘신에서 뒤지던 바이든 후보는 이내 역전에 성공했고, 97%가 개표된 가운데 49.5%의 득표율로 트럼프 대통령(48.8%)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네바다에서도 0.6%포인트 차로 아슬아슬하게 앞서고 있는데,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라스베이거스와 리노의 개표율이 90%가 채 되지 않아 바이든 캠프에서는 희망을 걸어볼 만하다.
바이든 후보가 펜실베이니아의 20명까지 가져오면 백악관까지 가는 길은 더 빨라진다. 조지아나 미시간 중 한 곳에서만 더 이겨도 274명을 달성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시나리오는 좀 더 복잡하다. 아직 앞서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15명을 확보할 경우 270투윈 시뮬레이션 결과 그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7개다. 이 중 5개 시나리오의 전제가 앞서고 있는 펜실베이니아 승리다. 펜실베이니아의 20명을 잃고도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려면 그 외 러스트벨트와 선벨트 경합주 싹쓸이가 필요하다. 이미 확보한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외에 조지아(16명)·미시간(16명)·위스콘신(10명)에서 모두 이겨야 한다. 그래야 270명이 된다.
이와 관련, NYT는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70만 표 가까이 앞서고 있지만 아직 개표하지 않은 140만 표 이상 남았다”며 바이든 후보의 역전극이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두 후보가 269대 269, 즉 동수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상황도 거론된다. 이럴 경우 결정권은 헌법에 따라 미 연방하원으로 넘어간다. 다만 하원의원 435명이 한 표씩 행사하는 게 아니라 각 주에서 하원의원 수가 다수인 정당이 한 표를 행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공화당이 14명, 민주당이 13명인 플로리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행사하게 된다.
현재 미국 116대 의회는 공화당 우세 주가 26개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지만, 결정권은 이번 대선과 함께 치러진 하원의원 선거에 따라 내년 1월 출범하는 117대 하원이 갖게 되기 때문에 어느 후보에게 유리할지 단언하기 어렵다.
선거 결과에 따라 하원에서도 25대 25의 동률이 또 나올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반복해서 표결에 들어가고, 그러다 대통령 취임일인 오는 2021년 1월 20일을 넘기게 되면 하원의장이 대통령직 대행을 맡게 된다.
유지혜 국제외교안보에디터·석경민 기자 wisepen@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