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투표 몰표에 전세 역전
마음 급한 트럼프 개표중단 소송·재검표 요구
개표 지연에 당선자 확정 미뤄져
당선자 미확정으로 장기 혼란 예고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로버트 쥴리아니 전 뉴욕 시장(가운데)이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부부와 함께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개표 중단 소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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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북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경합주에서 승리하며 당선권에 바짝 다가섰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표 중단 소송 등 불복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대선 이틀째에도 승자가 가려지지 않는 대혼돈이 이어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 현지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위스콘신과 미시간주 등 북부 경합주에서 역전승을 거뒀다. 바이든 후보는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리는 모습이었지만 대도시 등 인구밀집지역의 우편투표함이 열리면서 뒤집기에 성공했다. 이들 두 개주에서 각각 10명과 1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면서 바이든 후보의 선거인단은 253명으로 늘었다. 당선에 필요한 숫자인 270명에 더욱 다가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14명의 선거인단 확보에 그쳤다.
바이든 후보의 선전에도 당선자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다른 경합주 개표가 대량의 우편투표로 지연되고 있는 데다 경쟁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절대 승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캠프 측은 이날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미시간에서 개표 중단 소송을, 위스콘신에서는 재검표를 요구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로의 길이 좁아지자 법적 도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소송 방침에 바이든도 강경 입장으로 돌아섰다. 바이든은 이날 새벽 초기 개표에서 밀리던 상황에서도 "믿음을 가지고 개표를 기다리자"고 말했지만 같은 날 오후엔 "당선에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양측의 주장이 맞서는 가운데 올해 미국 대선은 최악으로 흐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00년 대선 당시 앨 고어 민주당 후보와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플로리다에서 수차례의 검표에도 승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결국 연방 대법원 판결에 의해 부시 후보가 당선됐는데, 이번 대선에서는 여러 지역에서 비슷한 요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시 고어 후보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패배를 인정했지만, 이번엔 이 같은 모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방대법원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미 하원이 당선인을 결정해야 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은 물론 하원에서의 결정에서도 유리한 입장이다.
대선 후 개표 지연은 물론 재검표와 소송 사태까지 벌어지며 대통령 당선자 공백은 상당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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