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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자본시장, 美대선 결과보다 앤트그룹 IPO 지연이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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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술규제 분위기 대변…밸류 재평가해야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전당포' 발언에 당국 '군기잡기'

뉴스1

앤트그룹.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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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전세계의 시선이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쏠렸지만 중국 핀테크 '앤트그룹'의 상장 연기가 아시아 자본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더 크다고 CNBC방송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일싱가포르의 데릴 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CNBC방송에 출연해 중국 금융당국이 앤트그룹의 상장을 중단시킨 사례가 기술기업에 대한 글로벌 규제강화를 대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기술주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재평가해야 할 시점이라고 류 CIO는 강조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금융자회사 앤트그룹은 원래 5일 홍콩과 상하이에 동시 상장할 계획이었다. 앤트그룹 상장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시가총액이 2조1000억위안(약 3130억달러)에 육박, 세계 최대 IPO라는 신기록을 세우게 될 전망이었다

하지만 중국 금융당국이 상장을 이틀 앞두고 돌연 상장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갑작스런 상장 연기는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 전 회장이 당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 때문으로 알려졌다.

사건의 도화선으로는 지난달 '상하이 와이탄 금융포럼'에 참석했던 마윈의 금융시장 관련 발언이 언급되고 있다. 마윈이 당시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 등 중국 고위급 인사가 대거 참석한 자리에서 대담하게 당국을 비난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중국 금융 당국은 '전당포 사상'을 반드시 떨쳐내야만 한다"라며 "우리는 기술의 힘을 빌어 빅데이터를 기초로 하는 신용 체계로 전당포 시스템을 대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전당포처럼 담보·보증이 있어야만 대출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버리고 빅데이터로 신용등급을 매겨 바로 대출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꾸자는 제안이었다.

중국 정부가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에 제동을 건 것은 미국에서 구글이 반독접법 위반혐의로 제소된 사례와 궤를 같이 한다고 류 CIO는 말했다.

미국, 유럽 등 주로 서방에서만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강화 조짐이 있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번 앤트그룹의 IPO 연기는 전세계가 기술규제에 대한 '일반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대형 기술주에 대한 경고는 월가에서도 나왔다. 월가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 데이비드 아인혼은 지난달 말 기술주에 "거대한 거품이 끼였고 벌써 터지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술주 거품의 신호로 잇단 IPO, 소수의 종목이나 업종에 집중된 랠리, 과도한 밸류에이션, 투기상품 거래 폭증 등을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4일 빅테크가 대선 불확실성에 날개를 달았지만, 이제 선거는 끝났고 더 큰 변수인 코로나19가 있다며 높은 가격의 기술주 비중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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