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당선이 유력한 조 바이든 민주당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북한이 내년 3월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에 즈음해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5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로 열린 제2회 전파포럼에서 “북한이 내년 3월 (한·미) 군사연습을 도발로 생각하면 어떤 형태의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미 대선 이후 한반도,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군사연습이 어떤 형태가 될 지, 문재인 대통령이나 조 바이든 후보가 어떤 결단을 할 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올해 8월 훈련 때보다 수위가 높아지면 북한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북한 관리 프로젝트를 지금부터 준비하느냐가 내년 상반기 바이든의 정책 재검토가 끝날 때까지의 상황을 좌우할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북한은 과거 미 행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서 멀어질 때 전략도발을 택했고, 그러면 미국도 움직였다”며 바이든 행정부에서 실무협상이 더디게 진행될 경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이 초기에 도발한다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도 강경으로 흐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오히려 북한이 남한을 향한 공세를 강화할 수 있다”며 대미 도발이 아닌 대남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이날 사회를 맡은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이 새 미국 행정부와 북미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남북관계를 발전적으로 가져가는 게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포럼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한 제언도 나왔다. 박 교수는 “남북관계에서의 신뢰는 밀고 당기기를 통해 쌓인다”며 “지난해부터 정부가 해 온 일방적인 대북 제안을 거둬들이고 큰 원칙과 긴 호흡을 갖고 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포럼에 참석한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북한도 이익 중심의, 현실주의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며 우리가 북한에 해 주고 싶은 것이 중심이 아니라 북한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원장은 그러면서 최근 북한의 수해 피해로 드러난 열악한 기상예보 시스템과 관련해 지식공유 차원의 기상협력을 예로 들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왼쪽 두 번째)가 5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미 대선 이후 한반도,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란 주제로 연린 전파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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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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