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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전세난 풍선효과’ 전국 집값 다시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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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첫주 아파트값 0.17% 올라

6·17대책 이후 4개월 만에 최고

전세 구하기 힘들자 매수로 전환

전셋값 0.23%↑… 60주연속 상승

세계일보

지난 4일 오후 송파구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지난 10년간 전세대책을 다 리뷰해 봤다. 전세 지원대책을 하려다 보니 다시 매매시장에 영향을 미쳐 매매가를 올리는 경향이 과거에 많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지난달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답변이 현실화하고 있다. 새 임대차법 시행과 함께 시작된 전세난이 심화하는 와중에 학군 수요 등에 따른 이사철까지 겹쳐 전국의 집값이 함께 들썩이기 시작했다.

한국감정원은 11월 첫째 주(2일 기준) 전국의 주간 아파트값이 0.17% 상승해 지난주(0.13%)보다 오름폭이 커졌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주 상승률은 지난 6·17 부동산대책 발표 직후인 6월 넷째 주(0.22%) 이후 4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전세수급 불안으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가 중저가 주택 매수로 전환하면서 전국적으로 집값을 끌어올리는 동력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의 아파트값은 이번 주 0.02% 올라 최근 10주 연속 지속한 0.01% 상승폭을 깨뜨렸다.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중랑구는 이번 주 0.08% 올라 2018년 10월 첫째 주(0.10%) 이후 2년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노원구와 강북구도 지난주 0.02%에서 이번 주 0.03%로 상승폭을 키웠다. 지방의 아파트값도 이번 주 0.23% 올라 한국감정원이 이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2년 6월 이후 8년4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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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의 풍부한 유동성과 이사철, 임대차 시장 규제, 3기 신도시 등에 대한 청약대기 수요가 한데 어우러진 전세난 심화가 매매시장을 자극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새 임대차법 시행과 함께 시작된 전세시장 불안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번 주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0.23% 올라 전주 대비 0.01%포인트 올랐다. 60주 연속 상승이다. 서울은 0.10%에서 0.12%로 오름폭을 키워 70주 연속 상승을 이어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 거래량이 반토막 나긴 했지만,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구매욕구까지는 막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높은 전셋값에 부담을 느낀 20∼30대가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 비규제지역의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구매하면서 매매가를 끌어올린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금 같은 전세시장 불안이 계속되면 내년에도 집값은 강보합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나기천·박세준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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