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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이 도전의 밑거름"…최초 한국계 여성 하원의원 '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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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어머니 영향 커…"모든 부분에서 차별 받아"

美 타코마 시의원·시장 거쳐 연방하원의원까지

"미국 내 한국전쟁 역사 강조·이산가족 문제 해결"

이데일리

한국계 미국인인 메릴린 스트릭랜드 민주당 워싱턴주 10선거구 하원의원의 모습(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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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조민정 인턴기자] 230년 미국 하원 역사상 최초로 ‘한국계 여성 하원의원’이 탄생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는 역대 세 번째 하원의원이다. ‘순자’라는 한국 이름을 가진 메릴린 스트릭랜드는 한국인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아 한국인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녀가 출마한 워싱턴주 제10 선거구는 공화당의 데니 헥 전 하원의원이 워싱턴주 부주지사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하면서 공석으로 남은 지역구다. 예비선거를 통해 민주당의 메릴린 스트릭랜드와 베스 도글리오가 후보가 본선에 올랐으나 3일(현지시간) 실시된 선거에서 스트릭랜드가 과반수의 표를 얻으며 당선됐다.

동양인·흑인…‘최초’ 언제나 함께 따라붙는 수식어

그녀에게 ‘최초’는 정계에 첫발을 디딘 이후 늘 함께 해온 수식어다. 워싱턴주 타코마 시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2010년 타코마 시장에 당선된 스트릭랜드는 당시 최초의 동양계이자 첫 흑인 여성·첫 아프리카계 시장이란 진기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1962년 한국인 어머니와 미군이었던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스트릭랜드는 한국전쟁 참전으로 한국에 머물렀던 아버지가 미국 버지니아주의 포트리 기지로 배치되면서 미국으로 건너갔다.

스트릭랜드는 미국 사회에서 한인으로 차별 받아온 경험이 지금의 그녀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스트릭랜드는 2일 미국의 소리(VOA) 인터뷰에서 “부모님은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차별과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본인들이 거절당한 숱한 기회를 내가 갖길 원하고 옳은 것을 위해 싸우길 가르쳤다. 이것들은 모두 나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한국인 어머니는 미국에서 언어장벽과 사회제도 등 모든 부분에서 차별 받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런 어머니의 경험에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스트릭랜드는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드러낸다. 이번 연방하원의원 선거운동 홈페이지에도 후보 설명 부분에 “난 서울에서 태어났다. 당선될 경우 연방정부 차원에서 워싱턴주를 대표하는 첫 흑인 미국인이자, 230년 역사의 의회 역사상 첫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 될 것”이라는 소개 문구가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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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린 스트릭랜드 하원의원과 모친의 모습(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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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기회’ 강조한 공약… 한국 위한 정책도 약속

스트릭랜드는 교육 격차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교육 문제에 대한 관심 또한 정규 교육을 마치지 못한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서다.

그녀는 노스웨스트 아시안 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는 자신이 정규 교육을 마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면서 교육의 기회를 강조했다”며 “미 의회에는 한국인과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대표하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내 경험을 토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하원의원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미국사회에서 한국전쟁은 거의 기억 속에서 지워진 역사다.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스트릭랜드는 의회에서 한국전쟁의 역사를 많은 미국인들이 이해하도록 노력하겠다는 했다.

스트릭랜드는 “미국에서는 한국전쟁을 잊혀진 전쟁이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한국에 약 3만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며 “비핵화와 이산가족 상봉 문제 해결이 진정한 종전선언으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한국계 후보는 공화당 소속의 영 김과 미셸 스틸, 민주당의 앤디 김과 스트릭랜드, 데이비드 김 등 모두 5명이었다. 이 중 뉴저지 3선거구에서 재선에 도전한 앤디 김과 워싱턴주 제10선거구의 스트릭랜드이 당선에 성공하며 총 2명의 한국계 하원의원이 탄생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활약했던 중동 전문가인 앤디 김은 미 정가에선 이른바 ‘오바마 키즈’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3일 선거에서 공화당의 데이비드 릭터 후보를 제치고 승리를 확정했다.

한편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주 39선거구에 출마한 영 김 후보와 48선거구에 출마한 미셸 박 스틸 후보 역시 근소한 차이로 선두를 달리고 있어 당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김 후보와 스틸 후보의 경우 우편투표 개표 절차로 당선을 확정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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