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유럽연합(EU)과 영국 간 미래관계 협상의 EU 측 수석대표인 미셸 바르니에는 4일(현지시간) 양측의 무역 협상에 매우 심각한 이견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바르니에는 이날 트위터에 "해법을 찾기 위한 EU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정경쟁 여건 조성, 거버넌스, 어업에서 매우 심각한 차이가 남아있다"면서 "이것들은 어떠한 경제 협력 관계에서든 필수적인 조건들"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EU는 모든 시나리오에 준비가 돼 있다"라고 덧붙였다.
영국의 수석대표인 데이비드 프로스트 총리 유럽보좌관도 트위터에 "일부 핵심 사안에서 아주 큰 차이가 남아있다"면서 "우리는 영국의 자주권을 완전히 존중하는 해법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이 지난 1월31일 EU를 탈퇴하면서 양측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올해 말까지 무역협정 등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양측은 바르니에 수석대표의 말처럼 공정경쟁 여건, 어업 등 주요 쟁점과 관련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2주가량 협상을 강화해 이달 15일까지 새 무역 합의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이번 협의이 이달 15일까지 완료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주요 외신은 한 회의 참가자를 인용해 바르니에 수석대표가 EU27개 회원국 대사들에게 협상 상황을 비공개로 보고하면서 무역 협의가 제 때 성사될 수 있을지 확신을 주거나 추진 일정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고위 외교관은 바르니에 수석대표가 합의가 이뤄질지에 대해 확신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EU 고위 관리는 협상에서 약간의 진전만 있었고, 양측은 화상 협의를 계속한 뒤 다음 주께 영국 런던에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EU 외교관은 "영국이 핵심 쟁점에 있어 충분히 몰두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노딜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관세 등 무역 장벽이 발생해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와 다름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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