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20일 취임 전 정부 구성 속도낼 듯…"임명할 인사만 40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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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초접전 끝에 7일(현지시간) 승리를 거머쥐게 되면서 새 행정부 꾸리기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이로 인한 경기 침체 등 현안들이 쌓여있어 내년 1월 20일 취임 직후 업무 파악과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요 보직을 최대한 빨리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4년 동안 해왔던 정책들의 틀을 바꿔야 하는 대대적 작업이 필요한 만큼,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금융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는 관료와 여성ㆍ흑인 인물을 대거 기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이번 대선 과정에서 극심한 분열 양상을 띄었던 만큼 바이든 후보가 인선을 통해 민주당 뿐 아니라 공화당 인물을 기용하는 등 통합을 위한 결정을 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비서실장엔 론 클레인·경제보좌관엔 번스타인 등 하마평
바이든 후보가 내각 출범 전까지 인선을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은 두달 반 가량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미 지난 여름부터 인선 작업을 시작했지만 임명해야할 인사만 4000명 가량인 데다 상원 인준이 필요한 행정부 차관보급 이상 인사는 1200여명 가량이어서 시일이 다소 걸릴 수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후보가 "남은 두달 반 가량의 기간 동안 역사적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을 해결하고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그를 도울 팀을 구성해야한다"고 전했다.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거론되는 론 클레인 전 비서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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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현 이슈를 고려해 내각 인선 작업에 착수하면 백악관 비서실장과 국가경제위원장 등을 먼저 발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비서실장에는 과거 바이든 부통령 시절 비서실장을 맡았던 론 클레인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비서실장 재임 시 에볼라바이러스 사태를 경험해본 적이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수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WP는 설명했다.
현 바이든 캠프 공동위원장인 세드릭 리치먼드 하원의원도 비서실장 가능성은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다른 백악관 내 자리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부통령 시절 또 다른 부통령실 비서실장을 지낸 브루스 리드와 빌 클린턴 정부에서 부통령실 비서실장이었던 스티브 리체티도 거론된다.
백악관 경제보좌관에는 현재 외부에서 바이든 캠프에 조언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히더 보우시와 오바마 정부 당시 수석 경제보좌관을 맡았던 재러드 번스타인 등을 기용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오바마 행정부 국가경제위원회 고위직을 지낸 제프 제인츠, 브라이언 디즈도 하마평이 나온다.
국무장관 라이스·블링큰 등 물망…사상 첫 국방장관 탄생 주목
외교ㆍ안보 라인으로는 오바마 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맡았던 수전 라이스가 입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라이스 전 보좌관의 경우 부통령 후보로도 거론됐던 인물로, 바이든 행정부 첫 국무부 장관으로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유엔(UN) 주재 미 대사였던 2012년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 영사관 피습 사건에 대해, 테러가 아닌 반(反) 이슬람주의 동영상에 자극받은 시위대에 의한 우발적 사건이라고 설명했다가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어 보수파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미국 국무부 장관 후보로 언급되는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
국무부 장관 후보에는 토니 블링큰 전 국무부 부장관도 있다. 그는 캠프 외교 분야 선임자문역을 맡은 인물로 바이든 후보가 상원 외교위원장이던 2002년 처음 인연을 맺었다. 중도 성향이지만 중국에는 강경한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블링컨 전 부장관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가능성도 나온다. 그 외에도 바이든 후보의 오랜 측근이자 친구인 크리스 쿤스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이 꼽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 소속이다.
차기 국방주 장관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
국방부 장관 후보로는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유력하게 언급되고 있다. 오바마 정부에서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을 맡은 인물로 국가안보관련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에서 주요 국방 정책을 분석한 인물이기도 하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WP는 그가 입각에 성공하면 미국의 첫 여성 국방부 장관이 된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정부에서 국토안보부 장관을 역임한 흑인인 제이 존슨과 태미 더크워스 상원의원, 잭 리드 상원의원도 국방부 장관 후보로 물망에 올라 있다.
'경기 침체 대응' 재무장관엔 브레이너드 Fed 이사 물망
시장에서 관심을 보일 재무부 장관에는 현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인 레이얼 브레이너드가 유력하다.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에 2014년 Fed 이사로 임명된 그는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재무부 국제업무 담당 차관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 입각에 성공하면 그는 미국 재무부 231년 역사상 첫 여성 재무부 장관이 된다. 그 외에도 민주당 출신의 지나 레이몬드 로드아일랜드 주지사,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사라 블룸 라스킨 전 Fed 이사도 후보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 첫 재무부 장관으로 거론되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Fed 이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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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흑인 경제학자 로저 퍼거슨 미국 교직원퇴직연금기금(TIAA) 회장도 바이든 경제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1999~2006년 Fed 부의장을 지냈고 2001년 9ㆍ11 테러 당시 해외 출장 중이었던 앨런 그린스펀 의장을 대신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흑인 여성인 멜로디 홉슨 애리얼인베스트먼츠 공동 최고경영자(CEO), 흑인인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도 물망에 오른 상태다.
"바이든 행정부, 역사상 가장 다양한 내각될 것"
외신들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돼 행정부를 꾸리면 미 역사상 인종과 성별에서 가장 다양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정치 전문매체 악시오스는 "주로 백인 남성으로 이뤄진 바이든 후보의 오랜 보좌진이 대부분 백악관으로 입각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바이든 후보 측근의 발언을 인용해 "그가 국무, 국방, 재무, 법무 등에 대해선 여성이나 유색인종을 기용할 생각이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후보가 이번 대선 과정에서 극심한 분열이 발생한 점을 우려, '단합해야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는 만큼 오랜 정치·공직생활을 통해 인연을 맺어온 공화당 인물들을 기용할 가능성도 있다. 폴리티코는 "바이든 후보가 폭넓은 연합을 추구하는 만큼 진보, 온건, 심지어는 일부 공화당 사람까지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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