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 완화·대규모 경기 부양책으로 대미 수출 증가 기대
위험요소도…수출 환경규제 강화되고 미중 갈등 이어질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승리를 선언하는 연설을 마친 뒤 부인 질 바이든 여사(오른쪽)가 지켜보는 가운데 두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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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트럼프 재선보다 우리 경제에 는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가 강조해온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 기조가 약해지고 민주당이 추진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실행에 옮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바이든과 민주당의 강한 환경 규제 의지가 한국 기업 입장에서 새 무역 장벽이 될 것이라는 걱정도 있다. 중국에 대한 강경 입장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미국 대선 직전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 이익 우선, 보호무역주의, 일방적 통상정책이 이어지며 대미(對美) 무역 흑자국들과의 통상 마찰이 확대되겠지만, 바이든이 승리하면 우방국과의 관계 회복과 다자간 체제 복원을 통해 글로벌 무역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정부는 앞서 2018년 1월 한국산 세탁기에 최고 50%의 세이프가드 관세를 부과했고, 자동차에 대해서도 현재 25% 관세 부과 안을 거론하고 있다.
이에 반해 바이든은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 무역체제의 유효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국내 일자리·환경 보호를 전제로 무역 장벽을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인 만큼 전반적으로 통상 환경이 나아질 여지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바이든과 민주당의 경기 부양책 규모가 트럼프의 공화당보다 더 크다. 최근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2조2000억 달러의 경기 부양 패키지를 준비했고, 선거 중 바이든 캠프는 3조달러가 넘는 부양책을 언급하기도 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종합적으로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p) 오르면 한국의 수출과 경제(GDP) 성장률에 각 2.1%포인트, 0.4%포인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가정을 전제로 바이든이 당선되면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지금보다 연평균 0.6∼2.2%포인트, 경제성장률은 0.1∼0.4%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는 게 현대경제연구원의 설명이다.
반대로 트럼프 재선과 함께 미국 상·하원 과반을 모두 공화당이 차지할 경우, 한국 수출 증가율은 연평균 0.4%포인트 떨어지고, 경제성장률도 0.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기업(법인세) 감세 정책 등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는 트럼프의 당선이 오히려 우리 수출에 더 이롭다는 분석도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트럼프가 내린 법인세를 바이든은 다시 복구하려고 한다. 재정 지출의 경우 둘 다 많이 하겠지만, 바이든이 좀 더 분배정책에 신경을 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바이든 당선 시) 기업보다 가계 쪽에 재정이 더 많이 들어갈 것"이라며 "우리나라 대미 수출이 대부분 기업 대상이므로, 단기적으로 트럼프 당선이 한국 수출에 좀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 관점에서 바이든 승리가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환경'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통상 압력을 우려하고 있다.
한은은 "바이든 후보가 글로벌 환경 규제 준수를 강조하는 입장인 만큼, 산업 전반의 기후 변화 대응 수준이 미흡한 우리나라로서는 바이든 당선 이후 환경규제에 대한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한국의 양대 수출 상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통상 마찰 문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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