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집권해도 대중 관세 취소 힘들 듯
화웨이는 NATO와 함께 안보문제로 대처
멍완저우 인도 요구, 더는 안 할 것 예상
양안 관계서 ‘균형 전략’ 추구
일촉즉발 대만해협은 평온 찾기를 기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 앞에 놓인 문제 중 하나는 중국과의 관계다.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면서도 코로나와 기후변화 등 지구촌 문제에선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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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전쟁과 대중 관세 운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바이든 당선인은 끝낼까.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의 8일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의 민주당 당장(黨章)은 트럼프의 무역 전쟁을 경솔하다고 지적한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미국 내 30만개 일자리가 사라졌고, 농민은 파산하는 등 제조업체와 노동자, 소비자 등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힘든 상황에 부닥쳤다고 주장한다. 바이든도 그래서 8월 초 대중 관세를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선 패배가 확정되면서 트럼프는 4년만에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상황을 맞았다. [AP=연합뉴스] |
한데 이후 바이든의 입장이 변화했다. “관세 문제는 미국의 주요 동맹과 상의한 후 처리하겠다”는 것으로 바뀌었다. 미국의 친구들과 의견 일치를 본 항목에 관해 함께 힘을 모아 집중적으로 중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창(信强) 중국 푸단(復旦)대 미국연구센터 부주임은 “중·미 양국은 제1단계 무역합의를 재평가할 것이고, 그 토대 아래에서 계속 담판을 해나갈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때 트럼프가 이미 부과한 대중 관세는 바이든 입장에선 중국을 압박할 좋은 카드가 된다.
지난 2018년 12월 캐나다에서 체포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은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 미 정부가 더는 인도 요구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망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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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살아나고 멍완저우 풀려날까
트럼프 정부는 중국의 화웨이(華爲)에 대한 전면 봉쇄와 함께 중국의 5G 기술 죽이기에 나섰다. 바이든은 어떨까. 바이든의 측근인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에 따르면 이는 국가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다.
바이든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이용해 글로벌 안전에 대한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려고 하며 화웨이나 5G는 여기에 포함된 문제라고 본다. 유럽 국가와 상의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유럽 국가와 보조를 맞춰 공동으로 처리할 것이란 이야기다.
토니 블링컨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바이든 시대 미 국무장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인류의 공적’이라며 비난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는 다른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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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시보는 5G 기술은 향후 패권이 걸린 문제로 바이든 정부 또한 트럼프 정부와 마찬가지로 양보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 분야는 바이든 시대에 이르러 다소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2018년 12월 캐나다에서 붙잡혀 트럼프 정부로부터 인도 요구를 받는 화웨이 부회장 멍완저우(孟晩舟) 사건과 관련해선 변화가 있을 것으로 둬웨이는 전망했다. 바이든 정부는 더는 멍완저우 인도를 요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8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에게 발 빠른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잦은 대만카드 활용으로 중국과 대만 관계는 긴장 상태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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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해협에서 총성 일까
트럼프 정부는 중국의 신경을 건드리기 위해 대만카드를 즐겨 썼다. 무기 판매와 함께 고위 관리를 보내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격상시키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중국은 거세게 반발하며 전투기를 연일 출격시키는 등 대만 해협에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도는 중이다.
바이든의 민주당 또한 지난 8월 당장(黨章)에서 양안(兩岸, 중국과 대만) 문제와 관련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삭제해 중국을 긴장시켰다. 대만 독립을 지지한다는 의사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은 양안 관계와 관련해 ‘균형 전략’을 추구하겠다는 입장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또 미국이 마지노선을 넘어 중국을 도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양안 긴장은 바이든 시대엔 적지 않게 해소될 것으로 예측된다.
조 바이든이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난 뒤 미중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에선 최소 트럼프 시대보다는 낫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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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때리기’ 계속해도 트럼프보단 나을 것
바이든 정부가 출범해도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계속될 것이란 데 이견은 없다. 사사건건 다투는 미 공화당과 민주당이 유일하게 의견 일치를 보고 있는 게 중국의 부상 억제이기 때문이다.
때리는 스타일만 바뀔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둬웨이는 트럼프는 혼자 중국 공격에 나섰지만, 바이든은 동맹 등과 함께 여럿이서 중국을 때리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이 더 까다로운 상대일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후시진(胡錫進)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 편집인은 “바이든 정부는 최소한 트럼프 후기의 대중 정책 중 일부는 제거할 것”이란 기대를 보였다. 트럼프만큼 나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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