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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슈 2020 미국 대선

트럼프가 팽개친 환경규제…바이든 "취임첫날 행정명령으로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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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바이든 시대 / 바이든 '트럼프 지우기'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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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1월 20일 정오(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 앞에서 조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 선서를 하고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오른다. 군 의장대 사열과 카 퍼레이드를 거쳐 백악관에 입성한 바이든 대통령은 오벌오피스 '결단의 책상'에 앉아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 문서에 서명한다. 그리고 불법 체류 청소년 추방 유예제도(DACA)를 영구화하는 법안에 서명해 의회로 보낸다.

#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전통적 우방국에 이어 일본, 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 정상들과 연쇄 전화 통화를 한다. 트럼프 정권에서 훼손된 동맹 재건을 위한 첫걸음이다. 4년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과 취임 9일 만에야 첫 통화를 했다.

이 같은 가상 시나리오는 현실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 8일 공식 오픈한 바이든 정권 인수위원회가 제시한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서둘러 인수위 홈페이지를 개설한 것은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못'을 박으려는 의도다. 마치 2000년 대선 당시 공화당 조지 W 부시 당선인이 인수위 발족을 서두르며 플로리다주 개표 결과와 무관하게 당선을 기정사실화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바이든 정권 인수위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대응 △경제 회복 △인종 평등 △기후변화 등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물론 이 가운데 가장 시급한 일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것이다. 9일 처음 가동되는 바이든 당선인의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팀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옹호했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가 경질된 릭 브라이트 전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 국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는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진단 능력 확대, 특별위원회 구성 등 7대 계획을 제시했다. 의회도 예산 확보에 협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코로나19 대응은 '속도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비해 인종차별 문제는 대부분 의회 협력이 불가피한 중장기 이슈다. 경찰의 목조르기 진압을 금지하거나 총기 사용 지침을 바꾸는 것은 경찰개혁법을 통해 법제화한다는 계획이기 때문에 시간이 소요되고 경찰력 약화에 대한 논란도 따를 전망이다.

기후변화 대응은 바이든 정권의 '트레이드 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가 바이든 정권과 보조를 맞추면 에너지 산업 구조 변화 속도도 가팔라질 수 있다.

인수위 측은 이날 전기, 통신, 수도 등 인프라스트럭처를 친환경적으로 재건하고 전기차 산업 진흥을 위해 대대적 투자를 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를 통해 자동차 산업에서 일자리 100만개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전국적으로 빌딩 400만개를 에너지 효율적으로 리모델링함으로써 역시 최소 100만개에 이르는 일자리 창출을 기대했다. 이 같은 복안이 실현되려면 공화당의 공조가 중요하다. 행정명령을 통한 '트럼프 지우기'도 예상된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번복한 배기가스 규제 등 환경 기준을 되돌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에 들어가는 예산 부담을 줄이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멕시코 국경에 장벽 건설, 환경영향평가 심의기간 축소 등 취임 후 일주일간 행정명령을 무려 12개나 발동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버티면서 정권 인수 작업도 초반부터 삐걱거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상태가 계속되면 12월 14일 선거인단 투표 또는 내년 1월 6일이 시한인 의회의 공식 발표 때까지 연방정부에서 충분한 인적·물적 지원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당선인에게 사무공간과 인력, 자금 등을 지원하는 연방조달청이 "명백한 선거 승자"가 가려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바이든 당선인의 지원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서울 =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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