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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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면서 전세계 과학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코로나19·기후변화 등 현안을 두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반과학적 행보를 이어 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뒤집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9일(현지시간) 복수의 전문가들을 인용해 과학계에선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코로나19 사태와 국가 분열을 잘 수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취임 후 "과학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과학과 공중보건 정책을 뒤집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내년 1월 취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했던 파리기후협정을 재가입하고, 신재생 에너지와 온실가스 감축 등에 2조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미국 위스콘신 로스쿨의 생명윤리학자 알타 차로는 "오랜 국가적 악몽은 끝났다. 이 말보다 더 나은 표현은 없다"고 말했다.
영국 셰필드대 제임스 윌슨 교수도 "지난 4년간 훼손된 미국 과학의 강점과 회복력을 증명해야 한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안정과 지원이 절실한 이 시기를 잘 극복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환경 규제 철폐로 존립 자체가 위태로웠던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가장 반기고 있다.
미국 독성 과학자 댄 코스타는 "트럼프 행정부는 EPA의 DNA를 변이시키려했다"면서 "회복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일단 구름이 걷혔다. EPA 직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2018년 1월까지 EPA에서 대기·기후·에너지 연구 프로그램을 이끌다 트럼프의 정책기조에 반대해 사퇴했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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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체 유권자의 절반(약 48%)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만큼 바이든의 앞길에 험로가 예상된다고 네이처는 전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여전히 '트럼프의 말 = 과학'이라고 신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네이처는 "바이든의 당선으로 진실과 과학, 증거를 무시한 트럼프 시대의 종말이 임박했다. 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은 트럼프 퇴임 후에도 트럼프가 시작한 반과학적 움직임이 미국을 계속 괴롭힐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도 문제다. 미국에서는 지난 6일 하루 13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트럼프 퇴임 전까지 25만명 넘게 사망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과학자들은 바이든이 코로나19 위험성을 간과한 트럼프와 달리, 전문가들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그는 9일 의료 및 공중 보건 인사들을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에 임명하고, 시험 및 추적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주정부와 협력해 전국에 마스크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차로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질병통제예방센터(CDC)과 식품의약국(FDA) 등이 주도했지만, 바이든이 집권하면 광범위한 정부 기관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19 대응에서도 다른 나라와 국제기구와의 의사소통도 재개할 전망이다. 스페인의 과학 외교가인 마르가 우알 솔레르는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당면 과제에 홀로 맞설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바이든이 과학 분야의 주요 다자간 기구를 다시 통합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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