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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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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가 내뿜는 생명력…전명자 화백 "태양은 나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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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랑 개인전 '태양의 황금빛 해바라기들'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태양의 황금빛 해바라기들' 앞에 선 전명자 화백.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캔버스에 가득 찬 해바라기가 태양처럼 이글거린다. 이국적 풍경 속에 태양을 닮은 꽃 해바라기가 황금빛으로 펼쳐지고, 그 위로 꽃잎을 뗀 해바라기처럼 둥근 태양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생명력 넘치는 해바라기 연작은 '오로라 작가'로 알려진 전명자(78) 화백의 작품이다.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에서 11일 개막한 개인전 '태양의 황금빛 해바라기들'에서 80세를 눈앞에 둔 작가는 전보다 더 뜨거운 열정으로 대자연의 폭발적인 에너지를 전한다.

파리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작가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에서 본 해바라기에서 영감을 받아 눈부신 금빛 물결을 화폭에 옮겼다.

전명자는 일찌감치 프랑스로 건너가 명성을 쌓은 작가다.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석사과정을 마친 그는 1976년부터 1980년까지 파리 그랑드 쇼미에르 아카데미에서 공부했다.

서울여대 교수로 지내며 안정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던 그는 50대 나이에 다시 결단을 내렸다. 교수직을 내려놓고 가족을 두고 홀로 파리로 다시 떠나 1995년 파리 아메리칸 아카데미를 졸업했다. 같은 해 제31회 칸국제대상전에서 대상을 받고 파리 아메리칸 아카데미 교수로 초빙됐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열린 국립미술협회전(SNBA)에서 2005년 금상, 2007년 대상을 받는 등 현지 화단의 인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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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자, '태양의 금빛 해바라기들', 145.5x112cm, Oil on canvas, 2020 [선화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명자는 1995년 아이슬란드에서 처음 본 오로라의 신비로운 에너지에 매료됐다. 오로라를 찾아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로 떠난 여행만 10차례에 달한다는 그는 오로라가 뿜어내는 신비로운 푸른빛으로 화면을 채운 작품을 선보여왔다.

동상에 걸릴 정도로 춥고 어두운 곳에서 빛나는 오로라와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아래 황금빛 해바라기는 상극인 듯하지만 묘하게 어우러진다. 오로라와 해바라기는 태양이라는 공통분모로 연결되기도 한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오로라는 태양에서 방출된 입자가 대기로 진입하면서 빛을 내는 것인데, 오로라 작업을 할 때부터 태양계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바라기를 주제로 작업하면서 '태양은 나의 것'이라고 욕심을 부렸다"라며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이 나만 표현할 수 있는 해바라기를 그리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오는 30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태양의 황금빛 해바라기들' 연작과 함께 작가의 대표작인 '오로라를 넘어서', '자연과 조화' 등 유화 30여 점을 선보인다.

프랑스 거리 풍경,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 화목한 가족과 사랑하는 연인 등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따뜻한 온기를 전한다. 특히 가는 금빛 선으로 그린 태양의 상징 해바라기는 전보다 더 역동적으로 작가의 화두인 '생명의 약동'을 나타낸다.

해바라기 작품 이미지는 내년 초 출시되는 프랑스 고급 샴페인 브랜드 아마존 드 팔머(Amazone de Palmer)의 패키지 디자인에도 사용됐다.

최근 해바라기 작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전명자는 지치지 않고 태양을 담아내는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내게 에너지를 주는 원동력인 태양을 떠나서 살 수 없어요. 생명을 유지하는 동안 태양과 함께 할 것이며, 끊임없이 태양을 연구할 것입니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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