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서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 계획을 내놓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두고 “이 대표의 폭탄발언으로 세종시 집값이 또 얼마나 폭등할지 걱정된다”고 날을 세웠다.
조 구청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의 천도발언으로 올해 세종시 땅값은 국토부 발표에 의하면 서울시의 4배, 전국최고 상승률로 올랐다고 한다”고 지적하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조 구청장은 “(이 대표의) 국립중앙의료원 세종 분원 설치 발표도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상황을 짚고 “당초 예정된 부지인 서초구 원지동은 어떻게 할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밀리듯 제안한 중구 공병단 부지는 어떻게 할지 대안은 없고, 말만 먼저 앞세우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조 구청장은 이어 “이 대표가 요즘 많이 초조하신가 보다”면서 “17년 전부터 서초구 원지동으로 이전이 추진되어 오던 국립중앙의료원을 충청도 세종시에 설치하겠다고 호언장담하는 등 혼란만 가중시키는 무책임한 말씀을 남발하고 있다”고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아울러 조 구청장은 “이 대표가 너무 이상해졌다”면서 “얼마 전까지 국무총리로 국정을 총괄하면서 서릿발 같던 군기반장의 모습은 사라졌다. 약속을 뒤집기 위해 요식행위에 불과한 당원투표를 하지 않나, 중소기업벤처부의 세종시 이전은 ‘반대하는 대전시민 의견을 무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중잣대를 들이대지 않나”라고 비판의 수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더불어 조 구청장은 “합리적이고 균형감 있는 모습은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다. 청와대에 치이고, 충청표에 눈이 어두워 표계산하는 모습이 안타깝다”면서 “마치 두 얼굴의 사나이로 변한 것 같다”고 적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충청 지역을 찾아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히 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충북 괴산군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에 참석해 “서울은 중장기적으로 동아시아 경제·금융 문화중심으로 발전시키고 세종시는 국회의 완전이전을 목표로 단계적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하면서 “구체적인 방안을 곧 국민 앞에 상세히 제시하겠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7월 행정수도를 완성하기 위해 국회를 세종으로 이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국회의 기능을 얼마나 옮길지를 놓고 여권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이 대표가 완전이전을 공개적으로 약속한 것이다.
이를 두고 당장 실현 가능한 정책이 아닌데도 충청권 민심을 사로잡을 약속부터 쏟아내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대선 대비’라는 잿밥에만 관심을 기울인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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