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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코로나, 선거 후 쏙 들어갈 것" 무색해진 트럼프의 장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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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전 "미디어들이 코로나19 과장해 보도"

"선거 끝나면 민주당 주들 봉쇄조치 다 풀 것"

11일 하루 확진자 14만 명, 최고 기록 경신

전국적 폭증으로 의료체계 감당 수준 위협

노스다코타에선 "무증상 확진 의료진도 근무"

중앙일보

비가 내리던 11일(현지시간) 참전용사의 날을 맞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했다. 이날 정치매체 복스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마지막 임기 두 달이 코로나19에 최악의 국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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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 유세가 열린 지난달 24일 노스캐롤라이나 럼버턴. 수천 명 군중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디어에 대해 불평을 했다.

"지금 TV를 틀면 항상 나오는 이야기가 있어요. '코비드, 코비드, 코비드, 코비드, 코비드, 코비드.' 비행기가 추락해 500명이 죽어도 TV는 그것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죠."

그러면서 한 가지 예언을 했다.

"그나저나 11월 4일이 되면 더는 그런 이야기를 들을 수 없게 될 겁니다."

사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은데, 본인의 재선을 방해하는 미디어들이 과장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사흘 뒤 트위터를 통해서도 "모든 가짜뉴스 미디어들이 코로나19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11월 4일이면 그에 대해 더는 들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우리는 전환점을 돌았다"고 적었다.

하지만 대선이 일주일 지난 시점에서 미국의 코로나19는 전환점을 돌지 못한 모습이다. 코비드트래킹프로젝트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하루 발생 확진자 수는 14만4270명으로 또다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문제는 하루 발생 확진자 수가 10만 명을 넘는 날이 8일째 이어지면서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준으로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날이 추워지며 감염자가 폭증한 위스콘신에선 주 전체 병원 침상의 90%가 꽉 차 있는 상태라고 CNN이 보도했다. 역시 밀려드는 코로나19 환자에 의료인력이 부족해진 노스다코타주 정부는 급기야 8일 코로나19에 걸린 의료진이라도 무증상이면 병원에 나와 근무를 할 수 있게 규정을 바꿨다.

일부 지역 중심으로 퍼졌던 지난봄이나 여름 확산 때와 달리 이번에는 전국적으로 감염자 수가 폭증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44개 주에서 지난주에 비해 10% 이상씩 신규 감염자가 늘었다. 8일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는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경보를 '폭증' 단계로 높였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실내 활동이 늘어 바이러스 전파가 지속해서 폭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대선 전 코로나19에 대한 음모론을 제기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뿐이 아니었다. 차남 에릭 트럼프도 폭스뉴스에 나와 "코로나19의 위험을 과장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유세를 열지 못하도록 하는 게 바이든 캠프의 전략"이라며 "11월 3일이 되면 코로나19가 마법처럼 갑자기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전당대회 당시 민주당 주지사가 있는 주에서 봉쇄조치를 내리고 있는 것과 관련, "선거 때문에 우리 정부의 (경제) 수치가 가능한 한 나빠 보이게 하려는 것"이라며 "11월 4일이 되면 (이들 주가) 다 문을 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바람과 달리 미디어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대선 당일(3일) 백악관에서 열린 개표 야간파티도 구설에 올랐다. 측근들과 주요 인사들을 불러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파티를 열며 개표 결과를 함께 지켜봤는데,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여기 참석했던 브라이언 잭 백악관 정무국장과 그의 보좌관 한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힐리 바움가드너 정치 고문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치매체 복스는 11일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마지막 임기 두 달이 코로나19에서 최악의 국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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