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현장서 마스크 착용한 대통령 지지자 많지 않아"
마스크를 쓴 미국 비밀경호국 요원이 워싱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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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선거 유세 현장에 동원됐던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 유세장에 몰려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 중에는 마스크를 쓴 사람이 많지 않았다고 미 언론들은 지적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비밀경호국 요원 130명 이상이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거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해 격리 명령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는 비밀경호국 전체 인력(약 1300명)의 10%에 해당한다. 비밀경호국 측은 이번주 초 집단발병을 인지하고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대폭 확대했다고 WP는 덧붙였다. 저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 "모든 사례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지난 3일 대선일 전 몇 주 동안 유세에서 많은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설명했다. 당시 일부 비밀경호국 요원들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사흘 만에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퇴원한 후 같은 달 12일부터 매일같이 경합 지역 유세에 나섰고, 지난 1~2일에만 하루 5번씩 총 10차례 유세를 강행했다. 선거일 전날에는 비밀경호국 요원들을 최소 20명씩 5그룹으로 나눠 △노스캐롤라이나주(州) 파예트빌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 △미시간주 트래버스시티 △위스콘신주 케노셔 △그랜드래피즈에서 경계를 세웠다. 이에 비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두 차례 선거 유세를 했지만 대동된 비밀경호국 요원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고 WP는 전했다.
비밀경호국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백악관 안보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통령 출장이나 다른 공식 행사의 보안을 책임지는 역할을 하는 이들이 결근자가 늘면 휴일까지 반납하고 근무해야 하기 때문이다.
줄리 맥머리 비밀경호국 대변인은 작전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도 WP가 전한 130여명보다는 적지만 최소 3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약 60명이 자가격리 지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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