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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이슈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인수

[단독]한진칼 3자연합의 반격? 택배 분사로 아시아나 인수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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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택배 매각,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 기회

지분 일부 유치시 인프라 확대 가능

신세계 맞손 경우 CJ-네이버 모델 기대

KCGI “산은 1조 유증대신 우리가”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조현아 전 부사장·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이 한진칼에 17일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제안하며 주총 안건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할 때가 아니라 한진의 택배사업 분리 매각 등 자산 유동화를 통해 그룹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할 계획이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조현아 전 부사장 등 3자 연합은 이날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 장관 회의를 통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발표될 경우 17일 임시 주총을 제안해 한진의 택배사업 분리 매각 등을 안건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할 때가 아니라 비주력 사업매각 등을 통해 그룹 전반의 경영전략을 다시 짜야할 때라는 판단에서다.

▶한진, 택배사업 분리 등 그룹 포트폴리오 새판짜야=이들은 한진칼이 한진의 택배사업을 분리할 경우 통매각 또는 투자 유치 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매각할 경우 신사업 투자 등에 나서기 위한 수천억원의 자금이 마련되고 지분 일부 매각 등에 나설 경우 택배사업 확대를 위한 인프라 투자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한진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아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이다.

한진은 택배사업 외 육상운송, 하역, 해운, 창고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중 택배사업은 코로나19 사태 등 언택트 소비 증가로 호황을 맞고 있다. 한진의 택배사업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보다 23% 증가한 476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몇 년 전만해도 전체 매출에서 약 30%대를 차지하던 택배사업 비중은 올 들어 51%까지 불어났다.

다만 한진은 택배 외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택배사업의 성장이 전체 기업가치 성장으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한진의 주가는 전날보다 4.68%(2600원) 떨어진 5만29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시가총액은 6323억원이다. 결국 택배사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사업 분리가 하나의 대안으로 꼽힌다.

▶한진택배 몸값 ‘1조’ 훌쩍=한진이 택배사업을 분리하면 다양한 투자 유치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업계에선 SSG닷컴 육성에 열을 올리는 신세계를 주목한다. 로젠택배 인수를 검토했던 신세계가 유력한 전략적투자자(SI)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지난해 매출 4427억원, 국내 택배 시장점유율 7%의 로젠택배 몸값이 약 4000억원으로 거론된 것을 보면 한진택배 통매각시 조 단위 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CJ그룹의 네이버의 협력처럼 지분스왑 등도 방법이다. CJ그룹은 네이버와 60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업계는 이 같은 방식일 경우에도 한진택배-신세계 조합을 주목하는 모습이다. 신세계는 급성장하는 이커머스 사업을 키우기 위해 배송 인프라 강화의 방안으로 택배회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한진그룹과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IB업계 관계자는 “경방(9.97%), GS홈쇼핑(6.87%) 등이 한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택배사업만 분리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진에서 택배사업을 분리하면 남은 한진의 타격이 크다는 점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3자연합 측의 한진칼 지분율은 46.71%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41.14%)보다 높은 상황이다. 3자연합 측은 임시 주총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소송도 불사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13일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특히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약 1조원의 자금을 수혈해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서는 구조에 대해 산은이 조원태 회장 등 오너일가의 백기사를 자처하는 일이라며 KCGI가 산은 대신 한진칼 증자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발표한 바 있다.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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