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 후 처음 경제 구상 연설
"1월 20일까지 기다리면 한달 반 늦어져"
"코로나 억제해야 경제 정상화도 가능"
"최저임금 15달러 인상, 병가·보육 지원 확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6일 취임 후 처음으로 경제 구상을 밝히는 자리에서 "조율하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이 죽는다"면서 백악관에 협조를 압박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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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해 "지금 조율하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이 죽을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권 인수·인계 작업에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카멀라 해리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당선 후 처음으로 경제 구상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친 근로자와 기업, 주 정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의회가 코로나19 경기 부양 패키지를 신속하게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우리는 일자리를 잃거나 급여나 근로시간이 깎인 미국인 수백만 명을 위해 즉각 구조자금을 전달해야 하며 신속하게 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주도로 하원이 통과시킨 3조 달러 규모 경기 부양안을 의회가 신속하게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바이든은 경제 구상을 설명하면서도 코로나19 대유행을 억제해야 경제 정상화와 구조 개혁도 가능할 것이라며 코로나19 대응 메시지를 더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권 인계를 방해하는 데 따른 가장 큰 위협을 묻는 기자 질문에 바이든은 "백신 배포 계획을 세우기 위해 (취임일인) 1월 20일까지 기다려야 한다면 한 달이나 한 달 반 정도 늦어지게 된다"면서 "(현 행정부와) 가능한 한 빨리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당장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6일 취임 후 처음으로 경제 구상을 밝히는 자리에서 "조율하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이 죽는다"면서 백악관에 협조를 압박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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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가 세워 놓은 백신 공급에 관한 정보를 공유해 가능한 한 빨리 배포 계획을 세우자는 얘기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자제해 오던 바이든 당선인이 코로나19 상황을 들어 직접 압박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CNN은 "바이든 측은 정권 인수를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동시에 코로나19 대응의 시급성을 강조하기 위해 미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 불복으로 정권 인수·인계 협조를 받지 못하는 데 대해 "당혹스러운 일"이라면서 "내 능력을 약화하는 것보다는 이 나라를 위해 더욱더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1월 20일까지 기다려야 한다면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것이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른다"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당선인은 "매우 어두운 겨울이 오고 있다"면서 코로나19확산세를 꺾기 위해 전국적인 마스크 착용 명령을 지지한다고 거듭 밝혔다. 또 미국인들이 다음 주 추수감사절 기간 모임 인원을 제한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이날 경제 구상에 관한 연설에서 앞으로 30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설명하고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 기업은 어떤 정부 계약도 따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은 반(反)기업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부자와 대기업이 더 공정한 세금을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병가와 보육 지원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16일 제너럴모터스, 마이크로소프트, 갭 등 미국 기업 CEO들과 화상 회의에서 경제 회복 방안을 논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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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인은 연설에 앞서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CEO), 사티야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소니아 신갈 갭 CEO 등 기업인과 노조 지도자들과 화상회의를 열고 경제 회복 문제를 논의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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