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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트럼프 불복 고집땐 더 많은 사람이 죽게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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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한 정권인계 요구

추가 경기부양안 조속 통과 강조

RCEP 타결 관련 "중국이 아니라 우리가 규칙을 설정할 수 있어야"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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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리가 협력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이가 죽게 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정권 인계 작업에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경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추가 경기부양안의 조속한 통과도 촉구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16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월밍턴에서 첫 경제 정책 브리핑을 가진 후 기자회견에서 '정권 인수 과정에서 가장 큰 위협이 뭐냐'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불복이 코로나19 사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우려했다. 그는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면 차기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보급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의 취임일인) 내년 1월20일 이전에 좀 더 깨우쳐지기를 기대한다"고 성숙한 태도를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모더나의 백신 개발 성과를 자신의 업적이라고 언급한 것을 비판하면서 차기 정부에서 신속히 백신 보급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와 관련해 모더나, 화이자 등 제약사들이 '백신이 안전하다'라고 하면 백신 접종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어 민주당이 제안한 경기부양안이 즉각 의회에서 통과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매우 어두운 겨울'의 모퉁이로 향하고 있다"면서 국가 차원의 마스크 의무화와 수조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으로 기업과 지방정부, 노동자들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브리핑에 앞서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소니아 사인걸 GAP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등과 화상회의도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노동자 병가와 어린이 양육비 지원이 정책의 우선순위"라는 점을 강조하며 "사람들이 일과 양육 사이에서 선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최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을 비롯해 한ㆍ중ㆍ일 등이 참여한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중국이 결과를 좌우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규칙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른 민주주의 국가와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이는 세계 무역 질서가 미국 주도로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선 민주 진영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뜻이어서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예고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으로 정권 인수가 늦어지는 상황이 이어지자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까지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4년 전 인계 대상이던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에 대해 "백악관에 초대해 모든 경험을 전달했다"고 적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남편(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거짓말을 퍼뜨렸고 나는 용서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지만 조국을 위해 분노를 제쳐놓아야 했다"고 말했다.


백악관에서도 정권 이양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나왔다. NBC 방송에 따르면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이날 열린 수펀센터 국제안보 포럼 화상 연설을 통해 "우리가 지금 보는 것처럼 바이든이 승자로 결정될 경우 NSC는 매우 전문적인 전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의심의 여지가 없이 (전환이) 그렇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 영상을 지난주에 녹화했다.


비록 당선 확정 시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사법부의 판단이나 대통령 선거인단의 투표로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최종 확정될 경우 정상적인 업무 인계를 하겠다고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그의 발언에 대해 "백악관 고위급에서 나온 공개 발언 가운데 가장 유화적"이라고 평가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또 "바이든 인수위원회의 사람들은 매우 전문적이고 이미 행정부나 백악관 경험이 있다"고 평가한 후 "미국의 위대한 점은 논쟁적인 시기에도 평화적으로 성공적인 정권 인수인계를 해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00년 대선 후 조지 W 부시 당선인의 정권 인수 작업이 12월 중순까지도 지연됐지만 결국 이뤄졌다"면서 정권 인계 작업이 늦게 시작돼도 무리 없이 완료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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