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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인수

산은, '아시아나 인수' 한진그룹 오너 갑질 막는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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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과 투자합의서 체결…윤리경영 안전장치 마련

위약금 5천억 등 7대 의무 명시

연합뉴스

나란히 세워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영종도=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발표가 하루 지난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공사현장 뒤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세워져 있다. 2020.11.17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최평천 기자 =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대한항공[003490] 지주사인 한진칼[180640]에 8천억원을 투자하면서 윤리경영을 적극적으로 감시하기로 했다.

조현민 한진칼 전무,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한진그룹 일가의 잇따른 '갑질'이 사회적 공분을 산 점을 고려해 윤리경영을 위한 '안전장치'를 투자합의서에 명문화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이날 산은과 신주인수계약(신주인수대금 5천억원) 및 교환사채 인수계약(3천억원)을 통해 총 8천억원의 자금을 조달받는 투자합의서를 체결했다.

투자합의서에는 한진칼이 지켜야 할 7대 의무 조항이 명시됐다. 한진 일가의 갑질이 발생하면 경영진 교체까지 할 수 있다는 내용도 투자합의서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의무조항 중에는 윤리경영위원회 설치 및 운영 책임과 경영평가위원회가 대한항공에 경영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감독할 책임이 포함됐다.

한진칼 및 주요 계열사 경영진의 윤리경영을 위해 위원회가 설치되고, 조현민 한진칼 전무,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등 오너 일가는 항공 관련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

해당 합의에 따라 산은은 조원태 한진칼 회장 등 오너의 '갑질'이 발생하면 윤리경영위원회를 통해 경영진 교체 등의 강수를 둘 수 있다.

경영성과가 미흡할 때는 경영진 교체나 해임 등도 계획하고 있다.

산은이 지명하는 사외이사 3인 및 감사위원회 위원 등 선임과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사전협의권 및 동의권 준수 등도 의무 조항으로 포함됐다.

이러한 의무 조항의 목적은 한진칼 지분 10.66%를 보유하게 될 산은이 한진칼 경영을 견제·감시하기 위해서다. 현재 한진칼은 조원태 한진칼 회장, 석태수 한진칼 사장, 하은용 한진칼 부사장 등 사내이사 3명과 8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있다.

아울러 ▲ PMI(인수 후 통합전략)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할 책임 ▲ 대한항공 주식 등에 대한 담보 제공, 처분 등 제한 ▲ 투자합의서의 중요 조항 위반 시 5천억원의 위약금과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며, 이를 담보하기 위해 대한항공 발행 신주에 대한 처분 권한 위임 및 질권을 설정할 의무 등도 삽입됐다.

산은이 투자합의서에 엄격한 의무 조항을 삽입한 것은 혈세를 투입해 재벌기업에 특혜를 준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민단체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부의 인수 추진이 재벌총수 지원과 독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날 투자합의서 체결로 시작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는 내년 6월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칼은 조달받은 8천억원을 12월 초 대한항공에 대여한다. 대한항공은 같은달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3천억원 상당의 영구전환사채를 취득하고, 1조 5천억원 상당의 신주 인수 계약금 3천억원을 지급한다.

대한항공은 내년 초 2조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하고, 아시아나항공에 중도금 4천억원을 지급한다. 유상증자를 통해 한진칼에서 조달한 8천억원을 신주로 상환한다.

내년 6월 30일 아시아나항공의 1조5천억원 유상증자 잔금을 납입하면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신주를 인수하면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 기존 최대 주주인 금호산업[002990]은 지분율이 2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는 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된다. 대한항공은 우선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운영한 뒤 1~2년 이내 흡수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추진 (PG)
[장현경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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