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 후 코로나發 재정·통화팽창 기대에 고조
발행량 제한된 비트코인, 통화가치 하락 대안 `부각`
스퀘어·마이크로스트래티지, 현금 대신 비트코인 투자
페이팔, 비트코인 거래·송금 온라인쇼핑 구매도 추진
`닥터둠` 루비니도 "비트코인 가치저장수단 될 수도"
공교롭게도 비트코인이 처음 탄생한 지난 2008년 역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화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각 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라는 이름으로 유동성을 풀자 기존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커진 시기였다.
루비니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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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누르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그가 추진할 강력한 재정확대 정책이 이런 상황에 불을 지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바이든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3조5000억달러에 이르는 코로나19 대응 추가 재정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공약한 바 있다.
특히 바이든의 당선 이후 출범한 태스크포스팀(TFT)에 현대통화이론(MMT) 신봉자로 꼽히는 스테파니 켈톤 미 스토니브룩대 경제학과 교수가 합류하면서 무제한적인 돈 풀기에 대한 기대까지 커지고 있다. MMT는 정부가 인플레이션만 통제할 수 있다면 재정적자에 신경 쓰지 않고 화폐를 계속 찍어내도 큰 문제가 없다는 비주류 경제이론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서서히 그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이처럼 정부가 경기에 대응하기 위해 무한정으로 돈을 풀 경우, 해당 통화 가치가 떨어지는 건 불가피하다. 또 정부가 공격적으로 국채를 찍어 자금을 조달한다면 시장금리가 급등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해 중앙은행인 연준이 나서 무제한적인 양적완화를 실시할 수 있기 때문에 시중에 풀리는 돈을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반면 비트코인은 전체 발행 총량이 제한돼 있다보니 가치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자체 기제가 있어 화폐가치 하락을 헤지할 수 있는 일종의 `디지털 금(金)`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보유 현금을 줄이고 비트코인 투자로 대체하는 기업들까지 늘고 있다. 지급결제업체인 스퀘어는 보유 현금 중 1%인 5000만달러를 비트코인에 투자하기로 했고, 나스닥 상장사인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4억2500만달러 이상을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핀테크업체나 전통적인 금융회사들이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투자 수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전 세계에서 1억6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가지고 있는 핀테크 공룡인 페이팔(Paypal)이 비트코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이 대형 호재가 되고 있다. 페이팔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비트코인캐시 등을 사고 팔거나 보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미국에서 시범적으로 출시한데 이어 내년 초에는 글로벌 거래서비스도 본격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암호화폐 거래소 위주로 이뤄지던 암호화폐 거래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발 더 나아가 페이팔은 자금이체 및 송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자회사인 벤모(Venmo)와 협력해 페이팔 디지털 월렛을 가진 고객들이 가상자산을 다른 월렛으로 이체하거나 암호화폐를 법정화폐로 송금하는 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이렇게 암호화폐 거래와 송금이 활성화되고 나면 이를 통해 암호화폐로 온라인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2600만 가맹점 중 10% 정도를 상대로 우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이런 변화 덕에 비트코인은 그동안 가장 강력한 비판자 가운데 한 명이었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경제학 교수를 변신시키기도 했다.
지난 2007~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일으킨 미국 주택시장 버블 붕괴를 예견해 유명세를 치르며 월가에서 ‘닥터 둠’으로 불리는 루비니 교수는 최근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아마 부분적으로는 가치저장 수단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른 엉터리 코인들과는 달리 비트코인은 공급량이 얼마나 늘어나야 하는지를 결정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가치가 쉽사리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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