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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일 넘게 국내 확진자 '0'…대만은 어떻게 '코로나 무풍지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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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사스 충격 이후 시스템 정비·마스크 일상화

한국도 질병관리청 승격…"전문성·조직 더 강화해야"

뉴스1

27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내원객들이 코로나19 검체 채취를 위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349명으로 이날 오전 발표될 신규 확진자 역시 500명 선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0.11.2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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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당시 경험으로부터 배웠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패닉에 빠진 세계 각국과 달리 대만은 지난 4월 이후 200일 넘게 국내 확진자가 '0명'이다.

과거 사스에 된통 당했던 아픔이 있는 대만이 국가·개인 차원에서 감염병에 미리 준비해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기준 대만의 코로나19 확진자는 625명, 사망자는 7명으로 인구 수가 비슷한 다른 국가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호주는 확진자 2만7873명, 사망자 900여명이며, 스리랑카의 확진자는 2만2028명, 사망자는 100명에 달한다.

한국은 2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04명으로, 26일 583명을 기록한 이후 사흘 연속 500명대다. 일일 확진자가 300명대이던 지난 주와 비교해 200명이 넘게 증가해 사실상 3차 대유행에 진입한 상태다.

◇국가 차원의 선제적 감염병 대응계획

대만의 확진자 수가 적은 이유는 사스를 혹독하게 겪은 대만 정부와 국민이 이후의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한 덕분이다.

앞서 대만은 2003년 사스 당시 346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그중 37명이 사망해, 세계에서 4번째로 사스 피해가 컸던 국가였다.

영국의 의학 전문지 '랜싯'은 대만이 2003년 사스 대유행 이후 새로운 병원체에도 적용할 수 있는 감염병 대응 계획을 세워놓았던 점을 방역 성공의 요인으로 꼽았다.

대만은 2005년 위생복리부 질병관리서(CDC) 산하 조직으로 국가위생지휘센터를 설립하고, 산하에 비상설 조직으로 중앙전염병통제지휘센터(CECC)를 개설했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때도 역할했던 이 조직은 코로나19가 확산하자 1급 기관으로 격상돼 감염병 통제에 큰 역할을 했다.

또한 감염병에 대한 의료체계의 긴급대응역량을 높이기 위해 '감염증 예방치료 의료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중앙의 질병관제서와 권역별 질병관제센터, 권역·지역별 병원 등과의 연계를 강화했다.

감염병을 통제할 수 있는 법적 기반도 선제적으로 마련했다. 대만은 사스 이후 전염병방지법, 질병관리국조직법, 위생서조직법 등의 법제 개편을 통해 방역 관련 법규의 강제력을 강화하고, 전염병 통제 관리 및 모니터링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의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대만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질병의 해외유입 통제, 방역물자 관리, 검역 관리·감독 강화 등의 대응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할 수 있었다.

오윤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만의 코로나19 사태 대응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사스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가 재정비·구축한 감염병 관리·통제 시스템과 의료체계 관련 법률 개정 등으로 대만의 위생방역 능력이 향상됐고, 덕분에 코로나19 사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마스크 착용·손씻기에 적응한 대만 국민들

또다른 이유는 대만 국민들이 사스 이후 방역지침을 습관화했던 덕분이다. 치명적이었던 사스 경험은 국민들에게도 경각심을 심어줬다.

대만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월부터 모든 주민들에게 마스크를 배포할 수 있도록 마스크 실명제를 실시했고, 지역감염이 없는 기간에도 공공장소 등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정부가 마스크 관리·통제를 잘한 데다, 시민들이 마스크 착용을 잘 따랐기 때문에 효과가 배가 될 수 있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지는 "대만은 전염병 유행에 대한 긴급대응 네트워크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조류인플루엔자(AI), H1N1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을 겪으면서 시민들이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지침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정책기획위원회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도 대만에서는 감기 등의 질병에도 전염을 막기 위한 마스크 착용이 보편화돼 있었다. 그 덕에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에 대한 시민들의 협조가 잘 이뤄질 수 있었다.

전문가들 역시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우리 국민 역시 메르스 학습효과·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마스크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1·2차 유행 때 방역 효과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를 잘 착용한 덕분에 올겨울 결핵, 독감 등 감염병 환자가 확실히 줄었다"며 "이번 경험을 통해 코로나19 이후에도 환절기 때 대중교통 등을 이용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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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3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국내발생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2020.11.23/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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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질병관리청 승격은 긍정적…전문성 확대로 이어져야"


우리나라도 지난 9월12일 질병관리본부를 보건복지부 독립외청인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면서 감염병 대응 전담기관을 만들어 대비 중이다. 몸집을 키운 질병관리청은 예산, 인사, 조직 관리에서도 독자적인 권한을 갖게 됐다. 또한 수도권·충청권·호남권·경북권·경남권 등 5개 권역별로 질병관리청 산하 질병대응센터도 구축한다.

지난 2월에는 '코로나3법'으로 불리는 감염병예방법·검역법·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확진자 및 감염의심자 관리, 방역물자 관리·통제, 출입국 관리와 의료 관리체계 등을 정비했다.

전문가들은 질병관리청 승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전병율 차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과거 복지부 인사나 예산에서 영향받던 데서 독립외청으로 독립했기 때문에 일선 지자체와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의료기관과도 네트워크를 잘 만들면 충분히 잘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질병관리청에서 일하려는 의사들이 부족한데, 의사들이 지원해서 일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나 복지 등을 늘려 질병관리청의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질병관리청으로의 승격은 필요했던 일이라 생각한다"면서도 "감염병 팬데믹뿐만 아니라 만성질환 등 다양한 질병을 아우르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커져야 한다"고 전했다.

반면 질병관리청 승격이 너무 서둘러서 이뤄졌다는 지적도 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질병관리청으로 개편됐지만 크게 달라진 점을 못 느끼겠다"면서 "감염병 대응을 위해 조직을 확대했으나 그 과정에서 전문가도 제대로 보충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만처럼 '위기감'을 갖고 전문가들을 충원하고 조직을 키우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trai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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