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64480952 0022020112964480952 03 0301001 6.2.2-RELEASE 2 중앙일보 0 false true false false 1606640394000

"中김치 국제표준" 中 주장에…정부 "우린 2001년 이미 인증"

글자크기
중앙일보

18일 대구 동구에서 열린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행사’에서 봉사자가 이웃에 전달할 배추를 양념에 버무리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이 자국의 절임 채소 음식인 파오차이(泡菜)를 김치산업 국제표준으로 제정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정부는 29일 “김치와 파오차이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파오차이를 표준으로 인증한 국제표준화기구(ISO)도 ‘해당 식품 규격이 김치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김치와 파오차이는 완전히 다른 음식이며, 국제기구가 이미 19년 전 한국을 김치 종주국으로 인증했기 때문이다.



‘Kimchi’는 국제적 고유 명사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 산하 국제식량농업기구(FAO)가 공동 운영하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코덱스)는 2001년 김치를 국제식품규격으로 인정했다. 코덱스는 180여개 회원국이 참여해 국제 식품 규격, 지침, 실행규범 등을 정하는 곳이다. 당시 한국의 ‘kimchi’가 공식 영문명으로 고유명사화되면서 일본의 ‘기무치’를 비롯한 종주국 논란도 마침표를 찍었다. 코덱스의 공식 인정이 있었기 때문에 강제력이 없는 기술 분야 표준인 ISO에 별도 인증은 받지 않았다. 지난 10월에는 고추장과 곶감이, 2015년에는 인삼 제품이 규격으로 코덱스 인정을 받기도 했다.

중국은 2019년부터 파오차이의 국제표준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중국은 터키, 세르비아, 인도, 이란 등 5개국과 함께 ISO에 김치 국제표준에 대한 사안을 안건으로 올렸다. ISO는 주로 기술 분야 표준을 인정하는 비정부 기구다. 당시 한국식품연구원은 “해당 안건은 김치가 아니라 파오차이라는 제품에 대한 표준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파오차이는 김치에 대한 표준에 범접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ISO도 이번 발표에서 김치와 파오차이가 다른 음식(해당 식품 규격이 김치에 적용되지 않는다)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김치가 유명해서 중국도 갖다 붙인 것”



중앙일보

중국이 주도하는 김치산업 국제표준이 24일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인가를 받았다. 사진 중국 환구망 캡처


한복, 판소리 등에 이어 김치까지 자국 문화라고 주장하는 중국의 ‘김치 굴기’에 대해 정부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임영조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진흥과장은 “김치와 별 상관도 없는 파오차이가 국제표준으로 인정받는다고 해서 김치가 굴욕을 당했다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며 “중국이 국제 규격으로서의 김치에 반대한다면 유엔 산하 코덱스 결정과 정면 충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훈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 표준정책국장도 “김치가 국제적으로 유명하다 보니 중국도 김치를 갖다 붙인 것 같다”며 “사실상 김치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중국 시장의 감독관리 사항을 다루는 ‘중국시장감관보(中國市場監管報)’는 지난 26일 중국이 주도하는 김치산업 국제표준이 탄생했다고 보도했다. 사진 중국 환구망 캡처



이번 ISO 표준 제정에 쓰촨(四川)성 메이산(眉山)시가 앞장섰다는 점도 파오차이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임영조 과장은 “쓰촨에서 생산하는 파오차이는 심지어 한국의 김치와 비슷하지도 않다”며 “한국에서 수입해 먹는 ‘중국산 김치’는 대부분을 산둥(山東)성 지역에서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김치와 파오차이는 만드는 법부터 다른 음식이다. 파오차이는 김치처럼 양념에 버무리는 단계가 없다. 소금에 절인 채소를 바로 발효하거나 끓인 뒤 발효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하연 대한민국김치협회 회장은 “세계적으로 채소를 절인 음식은 피클이나 사워크라우트(독일) 등 많지만, 5가지(고춧가루, 젓갈, 마늘, 생강, 파) 이상의 양념에 버무려서 발효 숙성한 음식은 김치가 유일하다”며 “김치가 그만큼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음식이기 때문에 중국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세종=임성빈·하남현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