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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단절과 불통의 시대, 그래도 연극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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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메세나 대상 ◆

매일경제

극단 아리랑이 2019년 공연한 연극 `우리동네 도깨비`의 한 장면. [사진 제공 = 극단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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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아리랑은 '코로나 쇼크'로 신음하는 대학로에서 신작 공연을 올린다. 오는 12월 16일부터 27일까지 드림시어터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아무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는 2017년 일번출구 연극제를 통해 신선한 평가를 받았던 작품이다. 극단 아리랑은 재창작 공연을 통해 현대의 소통과 사랑에 대한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아무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는 답답한 계약직 여자 수정과 일하면서 입에 욕을 달고 사는 정상호 과장과 부인 미정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는 회사까지 찾아온 부인과 심하게 다투고, 홧김에 평소에 무시하던 수정을 데려가 술을 마시고는 집까지 데려다주게 된다. 술김에 흑심을 품고 수정의 집까지 들어가게 되지만 그곳에서 뭔가 모를 것을 목격하게 되고, 정신을 차려보니 수정의 집에 묶여 있게 된다. 그는 수정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하지만, 서로 자기 얘기만 늘어놓으며 의사 소통이 되지 않는다. 이 연극은 커뮤니케이션의 홍수 속에서도 누군가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히 파고들며 우리가 바라는 소통과 사랑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코로나 시대, 고립과 고독으로 신음하는 현대인들을 위한 작품인 셈이다.

2019년 2인극 페스티벌에서 대상과 연출상을 수상한 연출가 장태준이 연출을 맡았고, 극단 아리랑 김현준, 김종선, 박영남, 이라이, 권강현 배우와 프로젝트 아일랜드의 배우 최민영이 함께 열연을 펼친다.

극단 아리랑은 '전통 연희의 현대적 재창조'를 기치로, 1986년 창단 이후 우리의 이야기와 역사를 녹여낸 창작극 제작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아무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명랑시골로맨스 동백꽃' 등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여 왔으며, 특히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아리랑 창작전'을 통해 신진 예술가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올겨울 공연을 올리게 된 배경에는 든든한 후원자의 힘도 컸다. 광학필름 및 보건용 마스크 제조회사 디와이엘씨디는 2012년부터 극단 아리랑과 결연을 맺어 단체의 창작활동 기반을 지원해왔는데, 기업·단체 간 적극적인 교류가 주목할 만하다. 임직원 및 고객 대상 공연 초청은 물론, 후원금에 대한 사업 성과를 공유하는 면대면 논의 자리를 마련하고 연극 교육 프로그램 및 강의를 진행하는 등 파트너십 강화에 힘쓰며 장기간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디와이엘씨디와 극단 아리랑은 지역 내 복지기관, 요양병원, 아동센터 등을 찾아가는 공연 및 객석 나눔 등 매년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기업이 후원하는 발달장애인에게 극 중 카메오로 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줘 예술적 경험을 제공한 것은 새로운 유형의 메세나 활동이자 문화예술 측면에서도 선한 영향력을 전파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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